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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양시의원 곽동윤 Jun 30. 2022

SNS는 인생의 낭비인가 (??)

[가벼운 글쓰기 15] 20210619

유명 축구 감독인 퍼거슨 경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혹은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을 대부분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실제 워딩에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나는 그런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디버디부터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다 써봤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딱히 궁금해할 사람은 없었겠지만, 인스타그램에 지난 2월 이후로 포스팅을 올리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2주 전쯤 오랜만에 버터 치킨 사진을 올리면서 ‘무기력증’을 언급했는데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이번 학기는 석사 3학기였는데 시작하기 전부터 무언가가 삐거덕거린 느낌이었다. 학과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휴학을 고려하다가 지도교수님과의 상담 끝에 잘 버텨보기로 하고 3학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다음에는 학과 일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는데 어찌 보면 본업이라고 볼 수 있는 내 학업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사실 3학기째를 맞이하면서도 논문은 뭐를 써야 할지 감이 오지도 않고 사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뚜렷한 목표가 없다 보니 뭐를 공부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공부를 계속 안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3월에 내가 속한 연구팀에서 각자 논문을 준비해서 학회에 제출하기로 했는데 결론적으로 나만 제출을 못 했었다.     


약간의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고민만 하다가 공부를 안 한 내가 한심하면서도 글이 안 읽히고 딱히 읽고 싶지도 않은 모습을 보면서 ‘내가 과연 대학원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커졌다. 얼마 남지 않은 30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그나마 재미를 느끼고 거의 10년간 이어오고 있는 영어 강사 쪽으로 아예 방향을 틀어야 할지도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벌써 3학기째 접어든 대학원 생활이 아깝기도 하고 막연히 꿈꿔온 미국 유학도 포기하기엔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이렇게 가장 중요한 본업이 안 풀리다 보니 원래 대학원 공부와 별개로 하던 영어 공부도 안 하게 되고 잠자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한 상황이 이어졌다.      


학문적으로는 글을 통해 나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가끔 길게 글로 풀어내던 썰도 풀어낼 것도 없으며 글로 쓰고 싶은 얘기도 없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관종의 끼를 완전히 버릴 수 없어서 스토리는 꾸준히 올리고 고양이 계정도 매일 한 개씩 포스팅은 올려왔다. 고양이 두 마리가 이 시기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이거는 따로 풀어볼 생각).     


이런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다행인 것은 내가 좋은 지도교수님을 만났다는 것이다. 옆에서 보기에도 하도 상태가 안 좋아 보였는지 지금처럼 하면 이도 저도 안 된다면서 공부한 내용을 2주에 한 번씩 보내라고 하셨다 (사실 오래전부터 시키셨던 건데 내가 그동안 제대로 한 적이 없…). 이제는 나도 더는 미룰 수는 없겠다는 생각과 이런 기회도 놓친다면 무엇을 해도 못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야금야금+꾸역꾸역 공부를 시도해보게 되었다. 워낙 공부를 안 해오다 보니 여전히 쉽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나마 글을 써가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으니 약간의 뿌듯함이 있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앞으로 발전시킬만한 건덕지가 있어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구팀에서 본격적으로 실험을 시작하면서 (이 부분도 나중에 재밌는 부분은 공유해보려 한다 ㅋㅋ) 몸도 움직이게 되고 자료도 준비하면서 의욕도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하튼 이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글로 풀려니 생각만큼 글도 잘 안 써져서 난감했지만, 지난 몇 개월간 느낀 우울감과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꾸역꾸역 써보았다. 시작이 워낙 늦어서 다음 학기에 무사히 논문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라도 한번 차근차근 도전해보려고 한다. 글의 도입부에서 SNS 언급을 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동안은 실제로 이뤄낸 것도 없고 나눌만한 얘기가 없다 보니 SNS에도 할 얘기가 없었다. 하지만 원체 나는 관중 끼가 있어서 페이스북이 되었든 인스타그램이 되었든 그럴싸한 얘기를 올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ㅋㅋ 이러한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공부를 비롯한 나의 활동에 더 힘쓰고 적극적으로 SNS에도 공유해보고자 한다. SNS를 인생의 낭비가 아닌 원동력으로 잘 활용하여 2021년의 하반기, 나의 마지막 20대는, 더욱더 행복한 내용으로 채우고 싶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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