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동윤톡] 20240524
지난 화요일(22일) 2차 본회의를 끝으로 5월 7일 시작한 안양시의회 임시회 기간을 마쳤습니다. 이번 임시회 기간에는 1차 추가경정예산심의가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추경’이라고 보통 줄여서 쓰니, 추가경정예산이라는 표현은 다소 생소할 것 같습니다. “시사경제용어사전”은 “추가경정예산”의 뜻을 “예산이 국회에서 의결된 이후 새로운 사정으로 인해 소요경비의 과부족이 생길 때 본예산에 추가 또는 변경을 가하는 예산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안양시는 2024년 본예산보다(약 1조 8,060억 원) 1,138억 원 증가한 약 1조 9,198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안양시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국회와 마찬가지로 시의회는 예산을 심사하고 삭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9일부터 13일까지는 제가 속한 보사환경위원회 소관의 예산을 심사했습니다(이를 “예비심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14일부터 17일까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으로 다른 상임위의 추가 예산안을 심사했습니다(이를 보통 “본심사”라고 부릅니다).
추경 예산안 중 반려동물 입양센터 건립 사업 예산안을 두고 이견이 나왔습니다. 반려동물 입양센터 1곳을 개설하는 예산 3억 4천만원과 6개월치 임대료 약 2천 700만원을 예산안에 담아 안양시는 안양시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저는 결혼 전 길고양이 두 마리를 집에 들여와 키우던 ‘집사’입니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반려동물 입양을 지원하는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안양시는 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유기동물을 다른 시에 맡겨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입양센터가 필요합니다. 입양센터를 할 만한 장소를 찾았고 도비까지 확보하여 예산 부담을 줄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여겼습니다. 한편,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시민은 환영할 수 있지만,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시민에게는 반려동물 입양센터가 혐오시설 혹은 기피시설로 인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고민했습니다.
시의회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과 내용을 살펴보면서 쉽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담당부서가 예산을 심의하는 상임위원회와(보사환경위원회)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지 못하면서, 사업의 필요성과 운영 계획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400만원이 넘는 월 임대료가 너무 과도한 비용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 시설이 몇 개월 단기로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라 향후에 계속 운영되어야 할 시설이라는 걸 감안하면 우리 시가 매년 지출해야할 임대료가 너무 많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보사환경위원회 여섯 명 위원 모두가 이번 예산안을 삭감하지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사업 자체를 하지 말도록 하는게 아니라 좀 더 좋은 장소를 찾아보고 구체적인 운영 계획으로 보완하여 다음 추경 때 다시 검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첨부했습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 심사에서 또한 해당 사업을 심도있게 논의했지만, 아홉 분 위원 모두 예비심사 때와 같은 의견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그렇게 삭감한 예산안이 통과되었고 맨 처음 말씀드린대로 2차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안양시 동물보호협회 관계자 분을 포함하여 여러 시민에게 항의 전화나 카톡을 받았습니다. 항의가 아니라 간곡한 부탁을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안양시의회 홈페이지에 있는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도 50여개의 항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거의 모든 게시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저 역시 아쉽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의 아쉬움만으로 예산을 통과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위원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예산안 삭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단순히 삭감한걸로 끝내지 않고 부서에 보완을 요청한만큼 지속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많은 안양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보호센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려가구와 비반려가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안양시가 되도록 더 고민하겠습니다.
예산안 심사가 예상보다 더 치열했고 이런 상황을 공유하다보니 하고 싶었던 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출근 길 버스 정류장에 화물차가 너무 많이 주차되어 있어 불편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논의 중인 내용, 화장실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이후에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동윤톡에서도 이후에 나누겠다고 하고 밀린 글이 있다보니 과제를 마감시간 내로 제출하지 못한 느낌도 있습니다. 정신없었던 임시회 기간이 끝난만큼 밀린 ‘과제’ 잘 제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