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Your Real Voice

왜? 뭐가 진짠데?

by 강대영

연기와 노래, 발성에 대해 17년 정도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진짜 내면의 나, 꾸미지 않은 진짜 목소리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다. 'Find Your Real Voice'는 내가 가르치는 수업의 슬로건이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서는 나로 부터 출발하는 연기방식, 흔히들 알고있는 메소드 연기방식을 주로 가르치고 있고, 동대학 성악과 교수님은 Voce Naturale(이태리 성악용어로 자연스러운 소리)를 항상 강조하셨기에 나의 예술 철학은 그렇게 진화해왔다. 사람들은 본인의 소리를 얼마나 잘 알고 사용하고 있을까? 내가 내고 있는 소리는 과연 나라는 하드웨어 최선의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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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의 진짜 소리를 내지 못한다.


외모가 사람의 겉모습이라면 목소리는 내면이 가진 영혼의 모습을 보여준다. 진솔한 사람인지, 통찰력과 자신감이 있는 사람인지, 본인이 가진 사회적 물리적 힘은 어떠한지 등 등.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데 보통 3초~7초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 중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시각적 요소 (55%) : 외모, 표정, 옷차림, 자세, 몸짓 등이 해당된다.

청각적 요소 (38%) : 목소리의 톤, 속도, 크기 등이 해당된다.

언어적 요소 (7%) : 말의 내용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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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외모가 첫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첫 말 한 마디 (3~7초라면 아마 인삿말일 것이다.) 가 45%로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 이다. 더 나은 첫인상을 위해서 성형외과에서 얼굴을 고치고,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기도 하지만 목소리에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리훈련에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 대부분은 직업적 특성상 목소리가 중요한 아나운서나 가수, 배우 정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의 소리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해야한다. 그것은 첫인상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 쓰는 목소리... 진짜 본인 소리 맞아요?


목소리는 살면서 주변 환경의 아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여타 야생 동물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신생아 시절이 지난 다음부터 철저하게 소리를 통제 받는다. "식당에서 떠들지마" "영화관에선 조용히 하는거야" "다른 사람 방해되게 웃거나 울지마. 뚝해!" 등 등.

어릴 때 천진난만하게 뛰놀며 소리 지르는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그 소리는 백화점이 떠나갈 듯이 크고 반사음 하나 없는 놀이터를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하지만 초중고 심지어 대학교까지 나온 우리의 현재 목소리는 어떨까? 크게 멀리 소리내는 법은 잊은지 오래고, 코인 노래방에서는 1절만 부르면 목이 아프며, 평상시에 사무적인 일이 아니면 대화 할 일이 잘 없는데도 목은 피로하다. 그렇다. 우리의 목소리는 점점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jvrf17000309.jpg 끼약~~~~~~~~~~~~~~~~~~~~~~~~~~~~~~~~~~~~~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닌 재활의 개념


내가 하는 소리 수업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썼던 소리, 사회화되지 않았다면 썼을 자연적인 목소리로 재활해가는 것이다. 소리에 타고 나는 것은 없다. 그저 덜 퇴화한 사람만 있을 뿐. 갓난 아기가 우렁 차지 않은 소리로 울면서 목이 쉬어가는 것을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어릴때는 눈치 보지않고 몸에 힘을 잔뜩 주며 우렁차게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사회생활 속에서 우리는 점점 호흡과 몸은 사용하지 않고 연약한 주변 목근육으로만 소리를 낸다. 동물들을 생각해보자. 소의 울음소리, 닭의 울음소리, 물개의 울음소리가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서 우렁찬걸까? 산 속의 새소리가 고된 훈련 끝에 건너편 산까지 전달되는 것일까? 우리는 그동안 거꾸로 가는 교육만 호되게 받고 있었다.


다운로드.jpg 음모오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가 가진 정보들


소리에는 많은 정보가 있다. 눈을 감고 등 뒤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는다고 상상해보자. 치와와가 깽깽 짖는 것을 상상하면 별로 무섭지 않다. 하지만 덩치가 큰 개들, 시베리안 허스키나 맹견들이 짖는 소리를 상상하면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들고 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 것 이다. 소리 안에는 그 동물의 힘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우리가 무대 위 배우나 가수에게 압도 당하는 것은 그 내면의 영혼의 힘, 그 사람이 가진 소리정보에 의해서 압도되는 것이다. 탑 주연급들의 배우를 생각해보면 (ex.이병헌, 최민식) 스토리를 압도하는 에너지로 끌어가야 하기에 힘있는 발성일 경우가 많다. 무대에서 일반적인 가요의 소리보다 성악이나 뮤지컬 발성에 관중들이 더 압도되는 것 또한 그러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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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 vs 월월


부족한 소리의 예시


발성의 중요성에 대해 내가 느꼈던 순간을 예로 들어보겠다.

나는 과거에 의사 실기 시험에 환자 역할을 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실제상황과 최대한 비슷하게 미리 아픈 곳의 시나리오를 받고 환자처럼 행동하여 예비 의사들이 잘 대응 하는지 실기 시험을 보는 것이었다. 그때 의사 시험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 sky모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님이 강연대에 서셨는데 소개를 받고 강단에 서실 때 이미 본인이 가진 지위가 분위기를 압도하는 느낌이 있었다. 옷차림 역시 말끔한 정장에 풍채도 좋으셔서 다들 기대하는 분위기였는데 첫마디에 차가워지는 객석의 에너지를 느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는 데 가녀린 목소리가 나면서 기대에 못미치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물론 내가 소리를 다루는 직업적 특성이 있기에 더 신경 쓰였던 것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본인도 모르는 새에 목소리로 그 사람의 첫인상을 판단 한다. 나는 전문가이기에 이유를 알고 더 아쉬웠을 뿐이었다. 우리는 지위에 따라 의례 생각하는 발성이 있다. 왕의 소리, 내시의 소리, 약장수톤 등. 그 분이 '왕의 소리'를 냈었다면 어땠을까 . 정말이지 멋지고 더욱 존경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물론 그 분에 대한 신뢰감은 설명을 들을수록 회복해 가고 소리 또한 적응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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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예가 있다. 레슨생 중 에 아마추어 밴드 보컬을 하는 학생이었는데 소리를 곧 잘 냈다. 하지만 본인의 소리가 아닌 겉치레가 너무 많은 소리였다. 젠틀해보이는 느낌, 풍부한 듯한 느낌, 로이킴이나 성시경처럼 촉촉한 소리를 비슷하게 냈는데 사실 그 소리는 본인의 소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본의아니게 노래만 시작하면 평상시에 내던 자신의 소리는 잊어버리고 습관 속으로 들어가 모든 노래를 불렀다. 페르소나처럼 노랫 속 세계관이 이미 구축된 것이다. 소리가 듣기 좋아도 그 본인의 소리가 아니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을 파악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음을 열기 어려워 진다. 분위기에만 몰두되어 무언가 흉내내는 소리는 그 나름의 일관성이 있어서 금방 예측이 되고 메리트가 사라진다. 우리가 어떤 연기나 노래를 집중해서 본다는 건 궁금해서 이다. 이 사람의 감정선이 어떻게 변화할지, 소리 표현이 어떻게 변화할지, 손짓 몸짓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표현될 지 한치 앞을 알 수 없어서 보는 것이다. 무언가를 흉내내면서 감정이 들어가지 않아 예측되는 순간 끝이다. 관객은 그리 인내심이 좋지 않다. 관객이 가수나 배우에게 마음을 열려고 처음 했던 노력들은 한 두 마디 듣고 저녁먹을 생각과 핸드폰 유튜브 쇼츠 생각들로 대체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의 티칭 과정을 연기적으로 덜어내는 것과 담담하게 표현하며 소리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보이스의 개성을 얻는 만족스러운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일까?


그동안 내 소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연기, 성악, 재즈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고, 다양한 창법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 곳에서 내가 찾은 해답은 나로서 느껴지는 만큼만, 포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하는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얘기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다"

어떤 척을 하지 않는 일관성있는 주관은 지루하지 않은 연기, 발성, 노래를 만든다.

(물론 자아라는 것은 모방에서 시작된다. 엄마 아빠의 모습을 따라하고 학교에서 인기 많은 친구를 따라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장점을 따라하며 새로운 나의 모습을 계속 만들어간다. 다양한 과정을 겪은 후의 나를 돌아본다.)

다운로드 (3).jpg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예술가만 해당되는 거 아냐?


일반인들에게는 어떻게 적용될까? 사업가,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 그리고 대화를 통한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신뢰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단박에 보여야 한다. 첫인상이 걸려있는 3초에서 7초 사이, 우리가 목소리 훈련을 바탕으로 영혼의 힘과 신뢰감을 보여 줄 수 있다면 이미 45%는 성공이다. 영혼없이 얘기한다는 말을 자주 듣거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약장수 톤의 목소리라면 더더욱 필요하다. (진짜 약을 잘파는 약장수들은 목소리가 좋다.)


목소리는 지문(finger print)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고유해서 성문(voice print)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각자 보물같은 진짜 소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남들과는 다른 진짜 목소리를 찾고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소리 그 자체의 의미를 넘어선 새로운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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