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4 수크레의 꿀 같은 휴식
16.12.06-지구를 한 바퀴도는 세계여행 일상을 보여주는 여행기
열심히 자면서 잘 가고 있는데
버스가 멈춘다.
읭?
다들 짐을 챙기네?
다들 저기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라고 해서 천천히 걸으면서 이동해본다.
이게 뭐야.
사건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와중에
돌벽을 만들어 차를 못 지나가게 하고
차에 돌을 던지고 난리가 난 거였다.
그래서 같은 버스회사에서 다른 버스를 보내줘서 그 버스를 타려고 가고 있다.
어제 숙소에서 만난 형이 나에게 조심히 물어봤다.
"도엽 씨 혹시 같이 동행하실래요? “
"저는 좋아요. 근데 저는 혼자 다니는 게 아니고 같이 다니는 거라서
다 같이 물어보고 말씀드릴게요 “
다들 고민은 좀 하는 것 같았다.
이유는
60대 어르신이 계신다는 것.
애들은 어르신을 챙겨야 하지 않을까.
솔직하게 말해서 꼰대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도 많이 한 것 같다.
내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여행한 지 얼마 안 된 재훈이랑 유리가 있고
본인 챙기기 바쁜데 다른 사람 챙기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산악 학교 졸업하시고 산악인이시라고..
같이 갑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어르신을 선생님이라고 칭하겠음. 그렇게 불렀기도 했고)이 대기시간이 길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돗자리 깔고 비상식량을 하나둘씩 꺼내기 시작했다.
진풍경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다들 앉아서 보이는 풍경이다.
되게.
뭐랄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이런 감정이 들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나로서는 판단하지 못하겠다.
좋은 나라에서 좋은 환경으로 자라온 나는
이렇게 지내시는 분들을 보면 뭉클하고 미안하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주고 계셔서 고맙다.
아이러니하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건가.
버스가 출발을 한다.
두시 간 정도 가니까 수크레 도착!
도착하자마자 태훈이 형(동행중에 젊은 형)이랑 나랑만 숙소를 발품 팔기로 했고
나머지 네 명은 택시를 타고 미리 알아놓은 숙소로 가서 흥정을 하고 있으라고 했다.
나랑 태훈이 형은 걸어서 이동했다.
걷는 중에 태훈이 형이 사준 아이스크림
170원밖에 안 하다니 후후..
첫 번째 숙소 꽉참
두 번째 숙소 꽉참
세 번째 숙소 비쌈
그래 네 명 있는 곳으로 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가 너무 좋다 진짜
너무 화창하고
너무너무 좋았다.
풍경 관람 중임 미까?
숙소도 너무 이쁘다
아참 점심 먹을 시간이구나
레츠 꼬우
우리 넷
+ 노려보는 애기
좌 태훈이 형
우 선생님
날씨도 너무 좋고
도시 분위기도 너무 좋고
"피부 타면 안된다. 근데 덥다. 아 짜증 나 “
옷을 벗어 이샊.....
마 일로 와서 사진 좀 찍자
1700원의 행ㅋ복ㅋ
점심은 실빤초!
실빤초는 소고기를 그냥 바로 튀긴 건데
되게 돈가스 맛도 나고
밥은 진짜 맛없고
계란이 신의 한 수였다.
확실히 스페인의 영향이 크다.
스페인풍의 건물들이 많다.
깔끔깔끔
하양하양
이쁨이쁨
무단횡단
공원도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앞에 앉은 중절모 쓴 어르신은 정말 멋지다.
개팔자가 상팔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보노
짠 초코레또!
수크레는 수제 초콜릿이 굉장히 유명하다.
그래서 거기서 제일 유명한 가게에 갔다.
여기선
뭘파냐하믄
초코파르페헤헿헤헤헤ㅔ헤
1인 1 파르페를 하고 나서
케익도 시켰는데
사진 찍을 틈이 어디있노 그냥 묵기바쁘지
오늘 저녁은 특별히 제육볶음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장을 보러 가는 중
선생님이 능숙하게 고기를 보시고
흥정을 하시고
자르는 걸 코치하시고
아주머니한테 욕도 들으시고
숙소로 향한다.
숙소 도착하니까 이런 분위기가.
아직 사진 실력이 미흡에서 분위기를 담지를 못하겠다.
해지기직전, 노을이 약하게 타오를 때
그 주황색이 온 도시를 덮을 때
그때가 너무 좋았다.
일단 요리를 해봅시다.
짜안
푸짐하게 완성이 됐다.
먹읍시다
잡시다
잘잡시다
쓴돈
초코파르페 15
식비 38
53볼
만원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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