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산사태에 고립되다

16.06.18-지구를 한 바퀴도는 세계여행 일상을 보여주는 여행기

by 김도엽

오늘은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는 날이다.

드디어!!


아침 7시 차를 타려고 했지만 일어났는데 허둥지둥 준비하는 것보다 그냥 천천히

왜 여기까지 와서 서두를까 싶어서 천천히 준비하고 나갔다. 남는 게 시간이니까!


처음부터 불길하다.

사진을 겁나 찍었는데 메모리카드가 안 들어있었다. 그래서 액션캠에서 캡처 화면을 몇 개 건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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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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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뉴 버스 파크에 도착을 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는 법도. 어떤 시스템인 지 알리 없다.

그래서 일단 그냥 서있었다.


그렇다. 그냥 서있으면 된다 ㅋㅋㅋㅋㅋㅋ

“포카라?”

“노 아임 고잉 투 베시사하르”

“우ㅏ미러아ㅣ너리강ㄴ무리감ㄴㅇ러재걀”

하더니 다른 친구가 온다

“베시 사하르?”

“ㅇㅇ”

“빨로뮈”

“하우 마치 디스 버스”

“포헌더렡”

“ㅇㅋ ㄱㄱ”


자 이제 다들 카트만두에서 버스 탈 일이 있으면 서있어라. 어디든 서있어라 그냥

조용히 하고 서있어라 그리고 지나다니는 버스를 쳐다만 보면 알아서 목적지를 묻고 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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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절 때 문을 안 닫는다. 이유인즉슨 저렇게 사람이 서있다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길만 마주쳤다 하면 목적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태운다.

그리고 버스가 정체되면 내려서 호객행위를 한다.


그게 끝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람이 극도로 긴장하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나?

나는 오늘 내가 어떤지 느꼈다.

가방을 차 지붕에 싣는다. 싣기 전에 카메라와 액션캠 그리고 여권만 챙겨서 차에 올라탔다.

문득 드는 생각이 훔쳐가면 어떻게 하지. 사람들이 그러던데 버스가 출발하면

어린애가 와서 다 뒤져서 가져갈 만한 것들 다 들고 간다던데..

전재산이 다 저기 들어있는데.. 잃어버린 다고 해도 카드만 있으면 인출해서 뽑을 수 있는데..

잃어버리면 100만 원 넘게 손해 보는 건데..

여행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

잠시 세워달라고 해서 꺼낼까.. 내 초점은 어디에 있는 건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설마 누가 훔쳐가겠어?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맴돌다 못해 내 머릿속을 장악해버렸다.

그래서 잠시 소변본다고 정차했을 때 가방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 돈과 카드 등등

돈이 될만한 것들은 다 가지고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긴장이 쫙 풀리면서 바로 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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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2~3시간을 달려서 잠시 소변도 보고

먹을 것도 좀 먹는 시간이 있다. 한 20분 정도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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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날이 맑고 청명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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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분위기 있는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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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눈이 날 똑바로 지켜보고 있어서 기분 나쁜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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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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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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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오토바이 무리 한 무더기가 온다. 뭔가 찜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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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상하리만치 찜찜하다.


아 그리고 네팔은 차선이 대부분 편도 1차선이다. 그런데도 신호등도 없고 다들 무법지대다 보니까

밀고 들어가면 그냥 자기 차선 인기라ㅋㅋㅋㅋㅋ


가만히 있는지 두 시간이 지났다.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 아무도 나랑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아무도 날 처다도 안 본다. 여기도 우리나라랑 똑같이 사람 사는 데라서.


우리나라에서 어 외국인이넹 ㅋㅋ 할거해야징 ㅋㅋ 하듯이 나도 그냥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신경 쓰겠지?라고 생각하면 신경 쓰는 것 같고 신경은 무슨 그냥 내갈길 가야지. 하면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정말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고 환경도 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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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덥다. 차들도 너무 많다.


물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내 옆자리에 탄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계속 나에게

간단한 영어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간단하게 말을 했다.

“여기 도둑 많아? 내 가방 안 뒤지겠지?

“걱정ㄴㄴ 아무도 안건드림; 신경도 안 쓸걸”


사실이었다. 아무도 신경도 안 쓰더라. 내가 가방에 뭐 꺼내러 올라가도 쳐다도 안보더라.


신경 쓰지 말아야지. 다독인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그늘에 있는데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분다. 목도 너무 말랐다.

진짜 말라 비틀 어질 것 같은데 다들 물이 없어서 달라하기도 뭐해서

깜 씹으면 단물이 나오니까 목도 축이고 심심하지도 않고 그래! 껌을 씹자!




이게 진짜 진정한 개소리였다




갑자기 그 소년이 따라오란다. 물통 들고

“왜? 무슨 일 있니?

“ㄴㄴ 워타 워타”


물이 있다고? 일단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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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어떤 대단한 분께서 상수도 배관을 뚫어버리셨네?


다들 물 뜨기 바쁘다. 나도 이물을 마셨다. 깨끗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일단 살고 봐야지

뒤질 뻔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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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

내가 혼자 앉아 있으니까 먼저 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한국 군대에 대해서 물어보고

많은 것을 물어봤다. 나도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잠깐이었지만 진짜 재밌게 대화하고

많은 것도 알게 되었다.


여행이란 이런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 먼저 접근해도 되게 반갑고

되게 별거 없는데도 재미있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아참 그래서 지금 무슨 상황이냐고 물어보니까

산사태가 일어나서 모래가 한 차선을 다 덮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린단다.

오늘 안에 갈 수 있냐고 하니까 3시간 안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산사태 때문에 고립이 되다니.. 트래킹 첫날부터..

여행이란 게 이런 묘미가 아니겠나 싶다.


뭐 문제만 생기면 다 여행 묘미 ㅋㅋㅋㅋㅋㅋㅋㅋ


합리화 좀 시키자 그게 뭐 어때서 ㅋㅋㅋ

사진 찍고 싶다고 한 건지 내가 찍자고 한건진 모르겠지만 찍었다.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나도 이제 좀 독사진 좀 찍어보자 싶어서 한 장 찍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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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 거의 현지인 수준

자 이 사진을 찍기 전에 크록스로 신발을 갈아신었다

나를 지켜주는 지비츠가 빛을 내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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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모델인가 물 모델인가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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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청명하고 크록스도 신었고.. 하나둘씩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차에 달려간다

진짜 달려가더라ㅋㅋㅋㅋㅋ

길이 뚫려서 누구보다 먼저 갈려고 시동 걸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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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잠시. 무분별한 끼어들기와 새치기로 인해서 다시 정체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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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운전기사가 되면 누구든지 도로를 지배할 수 있다.

한국에 데려가서 교통통제하면 누구보다 잘할 듯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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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은 트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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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여섯 시를 넘어가서 일곱 시가 다되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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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 버스 문지기 하는 청년이 와서 하는 말이


“이 버스는 베시사하르로 안 가고 옆길로 빠질 거야 그러니까 내려서 따른 버스 타고가. 알겠지?”

“이런 미친놈이”

“왓디쥬쎼이?”

“ㄲ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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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도 보지도 못한 마을에.. 혼자 남겨져있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시간이 돌아왔음


여행의 묘미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있는데 갑자기 한 네팔 청년이 온다. 자기도 나랑 같은 버스에서 늦게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한다. 나야 좋지!

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영어를 썩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이해는 된다.


이 친구를 따라서 앉아있으니까ᆞ 봉고차 한 대가

“베시사하르”라고 해서

“ㅇㅇㅇㅇ ㄱㄱㄱㄱㄱ”



타고 한 시간 정도 지났다. 드디어! 베시사하르에 도착했다.

오늘은 딱히 정차해있던 것밖에 없어서 재밌는 포인트가 없었다. 노잼이었다면


뭐 미안한 건 아닌데 그냥... 뭐...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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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시사하르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으려고 하는데 이 시간에 뭐가 있나 ㅋㅋㅋㅋ

게스트하우스에 왔는데 이 청년이 나랑 같은 방에서 자자는고 해서

내가 안된다고 절대 안 된다고 난 혼자 잘 거라고 미안한데 진짜 혼자가 좋다고 혼자여야 한다고.

혹시 모를 사태(생각하지 마라)를 대비해서 혼자 자겠다고 했다.


그렇게 게스트하우스를 고르고 도착해서 방을 안내받았는데 그렇게 좋은 시설도 아니지만

현재 나에게 있어선 매우 만족스럽다. 오늘은 별로 재미없었다. 그냥 무한한 정차였었다.


내일 트래킹을 시작하면 더 재미없겠지.




160618

쓴돈


카트만두-베시사하르 버스 400

이름 모를 마을 – 베시사하르버스 100

콜라 75

게스트하우스 300

간식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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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루피

만원 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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