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
나의 Sister이며 진짜 카톨릭Sister인 장녀는 '세상에 기적은 있다.'라는 신념을 설파하며,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또 뭔가를 아빠 배에 바르거나 뭔가를 뿌리면서 쾌유를 바라고 있다. 게다가 아빠 몰래 여기저기 곳곳에 마치 부적 같은 어떤 물건들을 숨겨 두기까지 했는데, 오래된 종교적 믿음의 그 형식이라는 것이 무속의 그것과 결국 맥락은 같은 거구나 싶어서 헛웃음이 난다.
나의 모친은 지난 20년의 자신의 데이터를 믿어달라며, 다른 측면에서의 기적을 논하고 있다. 민간요법에 가까워보이는 어떤 행위에 대해 끝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을 품고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아빠에 대한 애정마저 생긴 것 같다.
우리는 지금 뭐든 해봐야 할 때임은 분명하니까.
그리고 기댈 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니까.
나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의 행위와 염원에 대해 굳이 의견을 덧붙이지 않고 있다.
기적, 희망.
이런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
섣불리 그런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었다가 처참히 당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갖 기적을 바라는 나의 가족들 사이에서 나는 오롯이 그들을, 그리고 그 현상을 관망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로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다행인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고 해도 당황하진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일은 그렇게 일어나려고 했던 것일 거다.
온갖 기적과 같은 사례를 잔뜩 들은 두어시간.
의심만 자꾸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