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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제자들에게도 배우는  영원한 학생입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 아니라저마다의 스승이 되는 날입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도 배우는 영원한 학생입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 아니라
저마다의 스승이 되는 날입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길에 들어선 지

20년 넘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

나의 체험적 지혜를 나누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나의 체험적 깨달음과 지혜로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거나

대중을 상대로 강연을 하는 일,

그리고 책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

지난(至難)한 과정임을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스승이 전해주는 지고(至高)의 의미와 가치 앞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매 순간 깨닫고 있습니다.

남 앞에서 뭔가를 가르치고 알량한 지식을 나누며

체험적 교훈을 전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지와 무례함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인격과 인품, 경험과 지혜를 쌓아야 할

부족한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배움으로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을 매개로

남은 삶 동안 지금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나의 무지와 무례로 인해 설혹 마음의 상처를 입었거나

나도 모르게 무시하는 자세로 밀어붙이는 어리석음으로

심한 좌절감과 굴욕감을 맛보았다면

아직 갈 길이 먼 불쌍한 사람으로 여겨 주시면서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     



20년이 넘도록 남 앞에서 방법을 가르치고

방향을 가리키며 살아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하는 것이

인격을 담아 가르치는 것이며

진심을 담아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먼저 살아온 선생(先生)으로서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나에게 위대한 멘토로

모범을 보여주신 스승을 생각하면서

함께 공부한 제자들에게 이런 스승을 만나라는

짧은 경험담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먼저 제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스승은

말로 하지 않고 몸으로 보여줍니다.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고

공부를 제자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책을 읽으라고 권하지 않고

책을 스스로 정독하고 다독합니다.


글을 쓰라고 하지 않고

매일 글을 씁니다.     

행동은 말보다 우렁찬 울림을 전해줍니다.

읽고 쓰고 실천하면서 몸으로 보여주는 스승을 만나야

나 역시 머리로 공부하지 않고

몸으로 살아가는 삶을 통해 앎을 만들어갑니다.  

   


둘째, 남다른 스승은 가르치지 않고 가리킵니다.

‘방법’이라는 약을 구체적으로 주지 않고

‘방향’이라는 나침반을 줍니다.

진짜 공부는 혼자서 깨닫는 길이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실험하고 모색합니다.

     

스승은 다만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을 하고

실천하면서 깨닫는 과정을 제자가 직접 체험하게 기회를 줍니다.

방향을 찾아가는 제자는 방법을 실행 속에서 찾아냅니다.

색다른 스승은 사전에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제자들의 실행 속에서 방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셋째, 닮고 싶은 스승은 혼자 깨닫는 과정을 유도하고

무한한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책상 지식보다 지혜를 체득하는 과정으로 인도합니다.

배우려는 의지를 촉발시켜 어떤 난관도 돌파해나갈 수 있도록

묵묵히 지지해주고 지원해줍니다.     


닮고 싶은 스승은 제자들을 의도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고

아무런 도움을 의도적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불평과 불만을 토로해도 들은 척 만척하면서

힘든 상황을 빠져나오는 지혜를 몸으로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넷째, 타의 모범이 되는 스승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기 생각도 틀릴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합니다.

생각은 한 사람의 삶이 만들어준 결론입니다.

결론으로 생긴 생각의 틀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가 결정합니다.   

  

타의 모범이 되는 스승은 내 삶의 행동반경과 범위로 인해 생긴

편견과 선입견이 내 생각을 지배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내 생각도 타성에 젖고

통념에 갇힐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합니다.

타의 모범이 되는 스승은 말하는 것보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쉽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마음을 움직이는 스승은 한순간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스승은 스승이기 전에 먼저 삶을 살아간 선생(先生)입니다.

도전을 멈추는 순간 한 사람의 삶도 거기서 멈춥니다.  

   

색다른 지적 도전과 육체적 도전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색다른 배움도 생기지 않습니다.

제자를 만나 전해줄 깨달음이 어제와 다르지 않고

어제와 비슷하게 반복되는 순간,

제자는 스승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여섯째, 앞서가는 스승은 경계 안에 갇혀

틀에 박힌 사유를 거부하고

언제나 나와 다른 인식과 관심을 가진 사람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자기 분야가 주는 안락함에 빠져

다른 세계를 보는 눈을 잃지 않기 위해

늘 낯선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다른 사유체계와의 융합을 모색하며

색다른 지식을 부단히 창조합니다.   

  


일곱째 따르고 싶은 스승은

남보다 인생을 먼저 살아간

‘빠른 사람’이 아니라 ‘이른 사람’입니다.

빠른 사람은 ‘남보다’ 먼저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지만

이른 사람은 ‘전보다’ 다른

일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빠른’ 사람은 비교 대상이

언제나 나의 밖에 있는 남이지만

‘이른’ 사람은 언제나 내 안에 있는

어제의 나입니다.

남보다 잘하려는 노력은 인간을 비극으로 몰아가지만

전보다 잘하려는 노력은 인간을 비전으로 인도합니다.     


보기 드문 스승은

남보다 ‘빠른’ 삶을 추구하지 않고

전보다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먼저 이릅니다.    

 


스승의 날에 먼저 걸어간 스승의 삶을 생각하며

나를 스승이라고 부르는 제자들에게

존경하는 스승의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해보았습니다.    

 

스승으로 걸어갈 수 있는 깨우침과

깨달음을 전해준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에게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즐거움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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