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시대, 인간적 거리를 좁히는 5가지 접촉 전략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 인간적 거리를 좁히는 5가지 접촉 전략
어쩔 수 없는 비대면 접속이 계속되어도 오프라인 장소에서 대면적 접촉이나 사물이나 자연과의 접촉 거리는 줄여야 되는 좋은 몇 가지가 있다. 사람은 인간적 접촉을 통해서 더욱 정감이 오고가는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접촉 체험은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자극을 통해 살아가는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다. 여기에는 책과의 접촉, 거리와의 접촉, 즉 산책, 자연 생명체나 사물과의 접촉, 친구나 친지와 같은 가까운 사람과의 빈번한 접촉, 도구와의 신체적 접촉이 포함된다. 하나씩 살펴보자.
①책과의 정신적 접촉: 독서
사회적 거리는 멀리할수록 책과의 거리는 좁혀서 읽을거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책을 디지털 접속해서 읽을 수도 있고 종이책을 직접 접촉하면서 읽을 수도 있다. 개인적 선호도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종이책을 선호한다. 종이책을 사려고 서점에서 둘러보다 만나는 첫 접촉의 설렘을 잊을 수 없다.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애쓴 흔적이 가장 먼저 표지에 드러난다. 표지는 책이 입은 옷이다. 그 옷을 한꺼풀 벗겨 안으로 들어가면 만나는 저자 소개와 프롤로그와 목차에서 이미 책을 구매할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직접 책장을 넘기며 저자의 숨결을 종이 질감을 통해 만난다. 단숨에 읽을 수도 있지만 밑줄치고 메모하고 내 생각을 여백에 쓰면서 책이 어느 사이 내 몸을 관통하면서 깊은 흔적을 남긴다. 책이 통과한 내 몸은 이전의 내몸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한 권의 책을 쓰기 몸부림친 고뇌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빠져들다가 다시 빠져나와 책을 읽고 나를 읽어본다. 그리고 다시 내 삶에 적용하면서 성찰하는 독서야말로 접속으로 점철되는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자기 돌봄이자 자가 치유다. 읽을거리가 많은 사람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울해질 틈이 없다.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은 SNS와 끊임없이 접속해서 흐르는 다양한 정보와 영상을 보는데 소비된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 침묵과 함께 책의 세계로 빠져드는 독서 삼매경은 자기 중심이 내 안에 있고 밖의 정보가 차단되면서 내면의 사유가 고스란히 숙성되는 고독한 시간이다. 외로우면 접속하지만 고독하면 책과 접촉한다.
②거리와의 신체적 접촉: 산책
고독을 벗 삼아 독서하는 행위는 비록 앉아서 읽는 행위지만 저자의 논리 전개 흐름에 따라 마음도 같이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독서가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오랫동안 앉아서 책을 읽으면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온다. 이 때 특효약이 바로 산책이다. 살아있는 책이 바로 산책이다. 읽은 책을 곱씹어 반추하면서 소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산책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산책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서 머릿속을 말끔히 청소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어슬렁어슬렁 목적지 없이 걸어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자연 속 생명체와 말을 걸어 봐도 좋다. 주변 사물이나 환경에 주목하면서 잠시 상념에 빠져도 좋다. 늘 만났지만 왜 이건 늘 이 자리에서 멈춰서 있는지, 계절의 미묘한 기온차이를 감지하면서 주어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체들의 합창 소리를 들어봐도 산책의 묘미는 끝이 없이 다가온다. 세상은 자세를 낮추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친구이고 낯선 깨달음으로 잠자는 나를 흔들어 깨워주는 스승이 있는 배움의 터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집콕 시간이 길어진다. 그럴수록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나의 두발로 땅을 밝는 접촉 체험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머리는 명쾌해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산책은 책으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대책도 제시해주고 생각지도 못한 묘책도 선물로 준다. 책만 읽고 산책하지 않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지식소화불량에 걸릴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읽고 나면 몇 가지 화두를 염두에 두고 밖으로 나가 걸어보자. 염두에 두었던 화두가 새로운 관문으로 나를 이끌고 갈 수도 있다.
③다른 생명체나 사물과의 감각적 접촉: 자연과의 교감
손은 제2의 뇌라고 한다. 접속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의 용도는 주로 검색을 위한 손놀림용으로 사용된다. 직접 손으로 접촉하면서 뭔가를 만드는 정성과 노고는 이제 기계가 대신해주면서 사람은 점차 편안한 삶을 추구해왔다. 불편하고 힘든 노동은 사람 대신 기계가 하면서 사람은 더욱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런 삶이 과연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보장할 수 있을까. 노동을 통해 몸이 움직이면서 직접 접촉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신체적 감각도 퇴화되고 건강마저 악화되기 일쑤다. 생명체와의 교감은 평소 잊고 지냈던 자연환경의 소중한 경이로움을 새롭게 깨우쳐 준다. 인간의 지나친 환경파괴와 오염의 죄과를 인간이 부메랑으로 받고 있음을 깨달을 때 일상적으로 접하는 자연이고 환경이지만 다시 한번 인간적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원천임을 깨달아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인간적 활동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틈을 타서 자연은 놀랍게도 재생되는 위대한 순환의 원리를 보여준다. 맑은 하늘, 깨끗해진 공기, 야생의 복원 등이 비대면 접촉으로 순식간에 만들어진 자연의 오묘한 힘 덕분이다. 우리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인간적 욕망의 기차에서 내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칠 필요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인간적 삶을 유지해주는 무수한 자연의 생명체와 그들이 만들어가는 생태계를 보존하는 우리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인간적 접촉은 줄이지만 그럴수록 자연과 접촉하면서 생명성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사물이나 도구와 접촉하면서 덕분에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지와 볼펜으로 떠오른 생각을 직접 옮겨 적는 과정에서 나와 접촉하는 메모지와 필기구와의 만남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다.
④가까운 사람과의 인간적 접촉: 간신체성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킨다고 해도 가까운 사람과의 거리두기는 무리가 따른다.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던바의 수(Dunbar’s Number)가 말하는 바와 같이 절친 5명과 매우 가까운 친구 15명 내외와의 만남은 더욱 긴밀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친구 범주에 들어가는 50명 내외와도 직접적인 접촉은 못하더라도 전화나 기타 SNS를 활용해서 자주 안부라도 전하면서 만남의 끈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결국 아무리 많은 사람이 SNS로 연결되어 있어도 생일축하 이모티콘을 보내는 사람보다 케익하나 사들고 직접 찾아와 만나주는 끈끈한 친구와의 만남의 끈이 더욱 끈적끈적하게 유지되는 법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얼굴 보는 가족과 친지와의 인간적 거리는 더욱 가깝게 유지한다. 가족과 평상시에 나누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바로 코로나 19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두기의 뒷면에 있다.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접촉기회는 가급적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까운 사람과는 더욱 끈끈한 인간적 접촉을 통해 살아가는 묘미와 행복을 만끽할 필요가 있다. 신체적 교감이 더욱 친밀한 교감을 만든다. 만나서 맛 나는 ‘음식’ 먹고, 서로가 깨우친 ‘지식’을 나누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갖는 ‘휴식’이야말로 인간다움을 가꾸는 ‘3식’이 아닐 수 없다. 음식으로 원기를 충전하고 지식으로 혜안을 쌓고 휴식으로 활력을 충전하는 인간적 접촉이야말로 신체와 신체가 만나 사이(間) 좋은 인간관계를 가꾸는 간신체성(間身體性)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⑤땀 흘리는 육체적 접촉: 주기적 운동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해지면서 늘 가던 피트니스 센터도 문을 닫았다. 상황이 조금 좋아지면서 다시 문을 열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문을 닫을지 모른다. 밥먹듯이 운동하는 사람에게 헬스장 폐쇄는 밥을 먹지 못하는 괴로움과 비슷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면역력에도 필요하지만 코로나 블루가 몰고오는 우울한 기분을 퇴치하고 삶의 원기와 활력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몸을 직접 움직여 땀을 흘리는 운동만큼 좋은 대안은 없다.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는 생각을 많이 하기 시작한다. 끝이 없는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고 생각을 거듭할수록 머리는 복잡해지고 골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바쁘게 만드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시작하면 몸이 바빠지고 생각은 편안해진다. 에너지가 몸으로 이동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온갖 고민을 거듭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다. 피트니스 센터가 문을 닫아도 맨몸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너무 많다. 대표적으로 스쾃을 맨몸으로 해도 온몸의 근육이 자극되어 100개만 해도 땀이 흐른다. 플랭크 초보자가 1-2분만 버텨도 온몸은 지진을 일으키듯 자세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팔굽혀펴기만 잘해도 어깨와 가슴은 물론 복근과 다른 근육도 긴장상태를 몰고 온다. 가장 이상적인 운동은 자기 체중만으로 버티면서 견디는 맨몸운동이다. 육체적 땅과 접촉하면서 일어나는 신체적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근육강화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신체 균형을 잡아주기도 한다. 실내에서 앉아서 생각만 거듭하지 말고 약간의 공간을 확보한 다음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을 5분만이라도 꾸준히 해보자. 5분의 운동이 50분을 상쾌하게 집중해주고 매일 반복하면 50년을 더 젊게 살 수 있는 건강 비밀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