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사람이
한 세상을 품고 태어납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한 세상을 품고 태어났습니다.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어느 날

충북 음성에서 세상의 적막을 깨고

울음을 터트리며 세상으로 태어났습니다.


울음이 먼저고 웃음이 나중인 이유를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왜 울면서 태어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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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음성군 홍보대사를 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죠.

하지만 불운한 삶의 시작인지

아버지가 저를 남겨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 얼굴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수렵, 어로, 채취, 농경생활을 책 대신 즐기면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놀던 한 아이는

축구 선수로 운동을 하면서 초등학교를 다닙니다.


축구 선수지만 운동화 살 돈이 없어서

고무신이나 맨발로 축구장을 누비벼 달리던 추억은

내 발바닥 어딘가에 아픈 얼룩과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힘겹게 구입한 운동화를 신고

축구공을 찼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제 몸의 어딘가에 잠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학교를 보낼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못내 서운해하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시사철 농경생활로 빈곤한 삶을

근근이 이어갔던 어린 시절의 고달픔은

한 동안 유년 시절을 추억하는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하고 싶은 욕망은

어린 나이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먼 미래를 동경하게 만들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동료들의 멋진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며

어려운 집안 사정에 불만으로 반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가겠다는 일념으로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어머니를 설득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뒤늦게

꿈에 그리던 중학교에 입학합니다.


공부하는 습관과 머리가

잠시 농사를 지으면서 타성에 젖은 듯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다가

다시 공부할 수 있는 습관과 방식을 찾게 해 주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학교를 보내주신 어머니의 은혜를 저버리지 않고

꽤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지만

다시 고등학교 진학이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고민하던 순간에

고등학교를 진학할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길이 열렸습니다.

학비 면제와 먹고 잘 수 있는 기숙사 제공,

그리고 취업보장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고등학교 입학은 저에게 희소식이자

비극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삶의 중심이자 기둥이었던

어머니께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고등학교 2학년 때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 이후 제 삶은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갑자기 산다는 것이 허망하고

앞이 보지 않는 불안감과

극심한 방황 때문에 학교는 간신히 다닐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실습은 견디기 어려웠고

앞을 볼 수 없는 암담함을 극복하기 위해

일찍 술을 마시고 담배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불량 청소년으로 회색빛 청춘은 일찍부터 방탕을 시작합니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 평택에 위한 평택화력발전소에 취업합니다.

내가 취업이 아니라 졸업과 동시에

자동 취업된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당시로서는 기대 이상의 월급을 받아 들고

원 없이 술을 마실 수 있는 행복한 시절의 연속이었습니다.

늘 불만에 차 있고 반복해서 돌아가는 근무는

타성에 젖을 대로 젖을 무렵

우연히 책 한 권을 술기운에 읽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운명을 바꾸는 첫 번째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시 체험생 수기집에

어느 공고생이 합격한 감동적인 수기였습니다.

책은 우연히 읽었지만

인생을 바꾸는 역사적 사건은 필연이었는지 모릅니다.


나도 고시를 합격해서

불우한 지금의 삶을 한 방에

역전시키기로 마음을 먹고

대학 진학을 꿈꿉니다.


사표를 미리 써놓고

즐겨 마시던 술도 끊고,

1년을 방송통신고등학교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근무시간 이외에는 두문불출,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에 매진합니다.


힘겨운 사투의 연속,

고등학교 다닐 때 배운 게 없으니

인문계 고등학교 과목은 모두 난공불락의 장벽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참담한 점수를 받아 든 저는

제가 받은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찾다가

한양대 교육공학과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운명의 장난이 시작되었습니다.

법학과 진학할 점수가 안 되어서

교육공학과에 진학, 교육분야 행정고시를 보면 되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발을 들여놓은 인연이

오늘날 제가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길로 들어설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때로는 잘 못 탄 기차가

올바른 방향으로 데려다준다 “는

파울로 코엘료의 명언이 그대로 제 삶에도 적용됩니다.


고시 공부하려고 한양대로 향하는 기차를 탔지만

군대 제대 후 복학하고 나서

고시공부행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고시 공부하던 책을 달밤에 불사르는 거사를 거행합니다.

일면 분서갱유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책 읽는 재미에 빠져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오로지 책 속에 빠져 열독하고

밤에는 과외공부 지도로 학비와 용돈을 벌면서 대학원까지 마쳤습니다.


물론 운명의 스승님들이 길목을 돌 때마다 따뜻한 손길을 주셔서

오늘의 제가 되는 엄청난 행운을 얻었습니다.

한 사람의 전문성은 수많은 사람의 합작품입니다.

늘 감사하고 봉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저를 만들어주신 위대한 스승님 덕분에

한국에서 학부와 석사를 교육공학으로 마치고

미국 유학으로 가는 행운의 기차를 다시 탑니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아니라

낮에 공부하고 밤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독야경(晝讀夜耕)의 생활로

뜨겁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살면서 운동을 병행합니다.

뇌력이 체력에서 나옴을 몸으로 느낀 이후 ‘

여전히 거의 매일 운동을 밥먹듯이 합니다.


박사 학위를 마치자마자 삼성으로 취업할 기회가 열려서

또 다른 격전의 현장에서 박사까지 공부한 앎을

삶에 적용해보는 소중한 체험적 각성의 시간을 갖습니다.


석사(碩士)가 돌 석사(石)이고

박사(博士)가 엷을 박사(薄士)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

삼성 인력개발원의 5년의 현장체험은

오늘의 제가 추구하는 체험적 앎의 소중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자와 경영자의 차이,

교육학자와 교육자의 차이에

이론과 실천의 차이가 있음을 몸소 깨달은

체험적 각성과 성찰의 시간은

오늘의 제가 추구하는 학문적 탐구와

현실 변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삼성 재직 시절

1995년도에 《지식경제 시대의 학습조직》이라는‘

첫 책을 출간하는 기쁨을 맛보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보여주기 창피할 정도로

부끄러운 책임을 절감합니다.


삼성에서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다시 정말 걸어가고 싶었던

배우고 가르치며 연구하는 대학교수의 길이

90년대 말에 뜻밖에도 열렸습니다.


안동 대학교에서 2년 반 동안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먼동이 터오는 새벽녘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예전 석박사 공부하던 시절의 시간 흐름을

다시 되돌려 경험했습니다.


편안한 동쪽, 안동에서의 교수생활을 접고

꿈에는 그리지 않았던 모교로 학교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교수로 삶을 시작할 뿐만 아니라

작가와 명사로 발돋움하는 행운을 얻기 시작합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 2007년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는 천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2007년 4월 11시 밤 12시 50분,

일명 411 사태는 저에게 삶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때 나온 책이 《용기》였으며

덕분에 KBS 아침마당 목요 특강에

생방송으로 50분 특강 하는 행운을

심각한 사고 후에 얻기도 했습니다.


삶의 변곡점마다 깨달은 인생의 교훈을 매개로

그동안 줄기차게 책을 쓰고 수많은 강연을 하면서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책을 읽고 책을 쓰고 있습니다.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공부는 망치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체인지(體仁智》, 《브리꼴레르》,

《나는 배웠다. 그리고 아직도 배우고 있다》.

《유영만의 청춘경영》 등 무수한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깨달은 각성과 통찰의 배움을 아이들과 나누면서,

다시 책을 쓰며 강연하는 과분한 행복을 가꾸어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덕분에 이루어진 기적이며 감동이자 행복입니다.


이제 90번째 책, 《책 쓰기는 애쓰기다》를 내고

꿈에 그리던 100권의 책을 출간할 그날을 고대해봅니다.

아마 그때쯤 저도 또 다른 깨달음으로

100권 너머의 책을 꿈꾸고 있을 겁니다.


제가 살아온 지난 시간을 시계를 거꾸로 돌려

잠시 반추해보고 반성하며 성찰하고 내일을 전망해봤습니다.

어려운 시기가 있었기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고,

힘든 시간을 만날 수 있었기에

힘을 기르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60년대 멋진 가을 어느 날,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계셨고,

오늘의 저를 만들어준 위대한 스승님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수많은 은인들이 계셨기에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삶속에서 파란문장(波瀾文章)을 낳을 수 있었고,

우여곡절(迂餘曲折)의 절박한 삶에서도 절망을 물리치는 인생찬가를 부를 수 있었으며,

물극필반(物極必反)의 난국 속에서도

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만드는 지혜를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

내 신체가 느끼는 가을날,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 멋진 시간,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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