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노을을 바라보며 노래하자

가을엔 노을을 바라보며 노래하자


봄은 다시 봄이고

여름은 마음을 열음이다.

가을은 노을이 아름다운 계절이고

겨울은 거울에 비추어 성찰하는 계절이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생각 사전》 중에서


연일 기염을 토하던 폭염도

가을의 전령사 앞에서는 맥을 못 추듯

기세도 한 풀 꺾이고 넋을 잃고 말았다.

치열하고 처절했던 지난여름의 상혼이

거리의 정거장마다 탄식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하늘은 이미 천둥과 번개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해맑게 웃고 있으며

머뭇거리는 여름의 뒷모습조차 떠밀며

사라지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감탄하고 있지 않은가.



사라지는 자연의 ‘끄트머리’에서

살아가고 싶은 또 다른 계절,

가을의 ‘머리’가 사색 깊은 표정으로

지난가을의 추억을 들춰내며

그리움의 품으로 달려오고 있다.


생명의 신비는 언제나

사이와 경계, 여기와 저기,

오늘과 내일 사이에서 용솟음친다.


계절과 계절 사이,

빛과 어둠 사이,

하늘과 땅 사이,

너와 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과 경계를 넘어서며

사이의 깊이와 경계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때

내가 살아있고 살아가려는 안간힘도 느낀다.



어느 구름 속에 비를 품고 있는지 알 길이 없듯

어느 바람이 나의 바람을 몰고 올지 알 길이 없다.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노래했던 시인처럼

힘들게 살아온 지난여름의 곤경도

먼 훗날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과

한 페이지의 추억으로 각색될 것이다.


코스모스가 우주의 섭리를 품고

들길에서 춤을 출 것이며

귀뚜라미가 가을의 노을을 벗 삼아

여름과의 슬픈 이별을 노래할 것이다.


가을에는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을 다시 펼쳐 들고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101쪽).”를

다시 음미해보고 싶다.


그래서 앙드레 지드가 그토록 역설했던

모든 것에 감탄할 줄 아는

현자의 재능을

이 가을에 온몸으로 배우고 싶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p.35).“



가을엔 멋진 남자,

추남(秋男)남이 되어

여기를 떠나 저기로 가볼 것이고

일상에서 비상하는 상상력을 만나러

하늘로 올라 갈 것이다.

그리고 서산의 노을을 바라보며

내일의 꿈을 잉태할 것이다.


아 곁에 두고 싶은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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