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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언어는  몸을 장악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는 몇 가지 사례

자기만의 언어는 몸을 장악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현상학자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단어는 개념의 지표이기에 앞서 몸을 장악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퐁티에게 뭔가를 감각한다는 것은 이성이 신체와 독립된 상태에서 관념적으로 깨닫는 게 아니라 언제나 신체가 개입된다. 예를 들면 사랑은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를 직접 몸이 겪으면서 감각적으로 느끼거나 깨달은 모든 흔적과 얼룩의 총합이다. 사랑이라는 동일한 추상명사라고 할지라도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를 실천하기 위해 내 몸이 특정 상황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사랑이라는 개념이 품고 있는 의미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그 무게감도 다르다. 단어마다 그 단어를 매개로 겪은 경험의 깊이와 넓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단어마다 개입된 경험의 난이도도 다르고 그 순간 몸으로 느낀 감정의 파장도 다르기 때문에 단어가 품고 있는 사연의 깊이와 무게감도 다르다. 단어마다 한 사람이 겪은 사연과 배경, 기쁨과 슬픔, 아픔과 즐거움을 비롯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굴곡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단어와 관련된 감각적 마주침은 다시 반복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단독적인 경험이다. 단독적인 경험이 축적될수록 대체 불가능한 단독적인 자기만의 언어로 낯선 생각의 옷을 입혀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겪어본 경험을 어제와 다른 언어로 표현하려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겪어본 경험을 뭔가 다르게 표현하고 싶을 때 적확한 언어가 부족하거나 부재할 때 느끼는 언어의 틈새를 메꾸려고 언어를 벼리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경험은 바뀌었는데 언어사용방식이 바뀌지 않거나 언어사용방식은 바뀌었는데 그걸로 표현할 경험이 바뀌지 않아도 자기만의 언어는 탄생되지 않는다. 개념이 없는 경험은 경전으로 구축되지 않고, 경험이 없는 개념은 자기 신념으로 정착되지 않는다. 경험적 자극으로 생긴 문제의식이 어제와 다른 개념적 촉수를 만날 때 경험과 개념은 융복합되어 내 몸을 장악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되는 자기만의 언어가 탄생된다. 자기만의 언어는 책상머리에서 기존 개념을 편집하는 관념적 사유의 산물이 아니라 일상에서 겪어내는 평범한 경험도 비범한 문제의식으로 바라보면서 감각적으로 깨닫는 삶의 교훈을 날 선 언어로 벼리고 벼리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신체성의 산물이다. 신체가 구체적인 현장성을 온몸으로 감각할 때 몸을 파고드는 색다른 느낌이 실종되기 전에 낯선 언어로 낚아챌 때 탄생되는 언어가 바로 자기만의 언어다.



음악과 검도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는 3단계


이런 자기만의 언어는 그렇다면 어떤 과정이나 단계를 통해서 개발되는 것일까.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기 위한 3단계 언어 경작법을 음악과 검도에서 전문가를 육성하는 과정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17세기부터 위대한 연주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져야 감동적인 연주가 완성된다고 여겼다. 데코로(decoro),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 그라지아(grazia)다. 음악의 3단계는 검도에서 말하는 수파리(守破離)를 통해 검술을 익히는 단계와 비슷하다. 즉 데코로는 수(守), 스프레차투라는 파(破), 그라지아는 리(離)에 해당된다.



데코로, 기본기를 연마하는 수()의 단계: 남다름

다른 사람의 개념을 인용하거나 차용하는 남다른 지능과 기능


데코로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지루한 반복을 통해 기본기를 닦는 고된 노동과 치열한 노력을 의미한다. 지루한 반복이 반전을 일으키는 지점을 향해 꾸준히 연습해서 지능과 기능을 연마하는 시기다. 검도로 생각하면 수파리(守破離)의 수(守)에 해당한다.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 원칙과 규칙에 따라 무한 반복하는 시기다. 전문성을 ‘제대로’ 배우고 익히기 위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색다른 깨달음을 얻는 단계다. 어제와 다른 시행착오가 판단착오를 줄여주며 어제와 다른 실패가 색다른 실력을 낳은 원동력이다. 남달라 지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단계다.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기 위해 부지런히 남의 글을 인용(引用)하면서 다른 사람이 창조한 개념을 차용(借用), 내 생각을 다르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시기다. 남의 문장을 읽으면서 인두같이 심장을 파고들 때 문장을 건축했던 특별한 단어도 포착, 자신의 글이나 말에 인용하면서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한다. 다른 사람이 만든 고유한 개념을 인용하지만 그 개념을 근간으로 나의 사유체계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다만 자기주장의 근거나 신빙성을 높이고 설득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개념이나 장을 적재적소에 인용할 뿐이다. 인용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많은 개념들의 축적되면서 개념을 조합, 자기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개념의 양적 축적이 신념의 질적 비약을 이루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 창작의 원료인 다른 사람의 개념을 가급적 그대로 인용하면서 내 생각의 의미와 가치를 호소력 있게 설명하는 단계다.



스프레차투라, 주특기를 연마하는 파()의 단계: 색다름

다른 사람의 개념을 응용하거나 활용하는 색다른 재능과 유능


스프레차투라는 데코르를 기반으로 연마된 기술을 발전시켜 어렵고 복잡해보는 보이는 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내는 재능과 유능함이다. 스프레차투라는 다양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색다른 주특기를 개발해서, 원숙함의 희열과 세련된 혁신미를 갖추는 단계다. 다양한 재능에 꾸준한 연습으로 단련된 유능함이 추가되면 ‘원하는 대로’ 독자성을 기반으로 응용능력이 생겨 임기응변력과 즉흥성이 발현되는 단계다. 스프레차투라는 검도의 수파리(守破離) 단계 중에서 파(破)에 해당된다. 기본기를 철저히 익혀야 그걸 바탕으로 응용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파는 스승이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 하다 이제 자신이 원하는 수준과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만의 독자적인 행보를 연습해 보는 단계다. 지루한 반복이 어느 순간 반전을 일으키며, 흔적이 목적을 만나 축적되면 기적이 일어난다. 주역의 사자성어, 물극필반(物極必反)이 말해주듯 수 단계에서 축적된 다른 사람의 개념이 양적으로 축적되면 개념을 융복합,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언어의 틈새를 메꾸려는 노력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공저 《천 개의 고원》에 등장하는 리좀(Rhizome)이라는 개념이 파 단계에서 다른 사람의 개념을 응용하거나 활용할 때 유용한 접근논리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리좀은 나무뿌리가 자유자재로 번짐과 엉킴의 형상을 띠면서 우발적 마주침을 통해 새로운 접속이 일어남을 지칭한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개념이 우발적 마주침으로 이루어지는 낯선 만남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개념이 탄생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지식과 산부인과의사를 합쳐, 지식산부인과의사를 만들어냄으로써 지식임신과 출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지평을 열어가는 경우다. 익숙한 개념의 낯선 조합으로 기존 개념으로는 생각할 수 없거나 색다른 대안을 탐색할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가는데 리좀은 좋은 지침이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지식과 산부인과 의사라는 개념이 따로 떨어져 자기 역할을 할 때는 익숙한 통념에 젖어들 수 있지만, 두 가지 개념이 만나 지식산부인과 의사라는 개념이 조합되어 탄생되는 순간 금시초문의 지식임신 및 출산, 자연분만유도법이나 지식낙태수술 방지법, 지식입덧 등 전혀 다른 개념을 연상시켜 색다른 사유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다. 자기만의 언어는 기존 개념이 탄생한 사연과 배경,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읽어내면서 내가 직면한 문제의식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다양한 개념적 조합을 통해 기존 언어 사용방식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할 때 탄생된다.



그라지아, 필살기를 연마하는 리()의 단계: 나다움

자기 고유의 개념을 전용하고 애용하는 나다운 예능과 본능


데코로의 기본기와 스프레차투라의 즉흥성이 숙성시간을 통해 예능과 본능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신성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이 그라지아다. 그라지아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기운으로 세상을 평정하고 독창적인 스타일과 컬러로 질적 비약을 거듭하며 환상적인 감동을 선물하는 지고의 경지다. 이 단계가 되면 그 누구도 대체불가능한 독보적인 창의적 전문성으로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전문성을 보유할 수 있다. 그러지아는 검도에서 수파리(守破離)의 리(離)에 해당하는 단계다. 스승에게 배우는 단계를 넘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필살기를 연마하는 시기다. 리 단계에 이르면 스승에게 배운 경지를 넘어 청출어람의 질적 비약을 이루는 단계다. 스승의 그늘을 벗어나 스승과 또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 스승이 이룩한 학문적 업적이나 전문성의 경지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이나 한계를 극복하는 후속적인 이론을 개발하고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과 접근논리를 개발한다. 리 단계에서의 주요 문제의식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거나 이끄는 주류적 흐름이나 시대변화를 주도하는 주요 패러다임의 한계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남들의 성공방정식이나 투자이론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그것이 탄생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적 맥락이나 특정 사연과 배경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다음, 그런 접근방식이 지금 여기서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명시적 지식을 중심으로 기업의 경영혁신을 주도하던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에 대한 대안적 담론으로 지식생태학(knowledge ecology)을 구상하는 경우다. 지식경영의 근본적인 가정은 지식은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식을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식을 창조한 주체와 분리-독립시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해당 지식을 빛의 속도로 공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식경영은 개인이든 회사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지식을 창조하고 보다 빠른 속도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학습활동을 전개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 하지만 지식은 정보와 다르게 지식을 창조한 사람과 분리-독립시켜 생각할 수 없다. 지식은 지식을 창조한 사람 몸에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엄마가 김치 담그는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 딸이 시집갈 때 결혼 선물로 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딸은 엄마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매뉴얼대로 김치를 담가도 엄마가 담근 김치맛과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 맛의 차이를 손맛의 차이라고 한다. 손맛이 바로 문서화시켜 언어를 매개로 매뉴얼로 만들 수 없는 엄마의 독창적인 노하우다. 그 손맛은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지 않고 엄마의 손, 즉 신체에 붙박여 있기 때문에 엄마와 엄마의 손맛은 분리-독립시켜 불특정 다수와 빛의 속도로 공유할 수 없다.



자기만의 언어를 개발하는 몇 가지 사례


산만한 또는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험과 기존 개념이 만나 경험을 어제와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전경험의 질적 특성과 만나면서 또 다른 경험적 통찰이 가미되기 시작한다. 이때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경험과 융합, 새로운 각성이나 통찰의 기반이 마련되면서 정서적 감흥이 함께 발동된다. 경험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느꼈던 감각적 각성의 강도와 수준에 따라 취사선택되는 적확한 언어도 그때마다 다르다. 이때 다양한 개념 간 냉혹한 선택과 포기가 일어나고 특정 개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폭증하면서 알 수 없는 예술적 흥분의 도가니로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정록 시인의 ‘작명의 즐거움’이라는 시에 보면 “콘돔을 대신할

우리말 공모에 애필(愛必)이 뽑혔다”는 구절이 나온다. 특정 단어에 대한 저마다의 경험이 언어를 이전과 다르게 만나는 순간 똑같은 경험도 다르게 이해되고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경험이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경험은 얼마든지 다시 경험되는 것이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단어를 찾아서’라는 시에도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그 어느 것도 적절치 못하다”라고 한다. 화산같이 격렬하게 솟구쳐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기를” 바라지만 결과는 언제나 기대이하다. 소설가 배수아 작가가 말한 언어의 틈새를 메꾸기 위해 언어를 벼리고 벼려도 여전히 적확한 단어는 어디선가 잠자고 내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자기만의 언어는 살아가면서 겪어보는 경험을 어제와 다른 언어로 벼리는 과정에서 언어의 틈새가 메워질 때 창조된다. 자기만의 언어는 기존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거나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나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언어사용방식을 폐기하고, 새로운 언어사용방식을 창조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자기만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려고 한다. 예를 들면서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를 전공하는 사이 전문가, 즐거운 학습을 방해하는 학습질환을 예방, 진단, 처방하는 학습건강전문의사, 건강한 지식을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은 연구하는 지식산부인과의사, 지식창조 및 공유과정을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생존방식과 원리를 연구, 사람이나 조직에 대입, 지식생태계를 건설하려는 지식생태학자가 바로 자기만의 언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다.



1.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의 차이를 전공하는 사이전문가


2007년 4월 11일, 개인적으로 다시 태어난 제2의 생일이기도 하다. 밤 12시 50분 분당-수서 고속도로에서 학교에서 집으로 가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차가 전복되는 대형사고가 났었다. 과로로 깜빡 졸았던 모양이다. 다행히 119 구급대에 연락되어 분당 S 병원에 입원하였다. 좌우 갈비뼈가 거의 다 부러져 흉부외과 의사가 주치의로 배정되었다. 갈비뼈만 아픈 게 아니라 왼쪽 팔이 너무 아팠다. 그 뼈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는 정형외과전문의라서 흉부외과 의사 소관이 아니다. 팔뼈를 보는 정형외과의사의 진료를 보려면 협동진료를 요청해서 승인이 떨어지면 그때서야 비로소 팔뼈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갈비뼈와 팔뼈만 아픈 게 아니라 교통사고 나면 가장 많이 아픈 뼈 중에 하나가 목뼈다. 심한 충격으로 목이 돌아가지 않았다. 정형외과 의사에게 목뼈만 봐 달라고 했지만 그 뼈는 자기 전공뼈의 경계를 넘었다고 한다. 목뼈 전문 의사는 신경외과 의사라고 한다. 매일 세 분이 와서 자신이 전공한 뼈만 최선을 다해서 보고 간다. 흉부외과의사는 갈비뼈만 보고, 정형외과의사는 팔뼈만 진료하고, 신경외과의사는 목뼈만 치료한다.


내가 보기에 세 전문의사가 만나서 유영만교수의 신체 뼈에 대해서 진단결과를 공유하고 소통하지 않는 것 같다. 자기 분야의 뼈만 최선을 다해서 진료하고 치료할 뿐 다른 뼈 전문의사와 협진을 통해 신체 뼈의 상태에 대해서 서로 논의하지 않는다. 자기 전공 뼈에 대한 치료는 다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신체는 전체다. 부분적으로 치료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볼 때는 어딘가 계속 아프다는 이야기는 전문의사의 부분 치료가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과 부분을 연결하는 부위나 경계 지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다. 갈비뼈와 팔뼈 사이, 팔뼈와 목뼈 사이, 목뼈와 갈비뼈 사이가 아프지만 그 사이의 통증은 어떤 전문의사의 영역도 아니다. 즉 병원에는 사이뼈를 전공하는 의사는 없다. 뼈저린 뼈아픔을 체험하고 전문가의 심각한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전문가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전문가 이미지는 한 우물 파는 사람, 자기 분야만 깊이 파고드는 사람이라서 전문적으로 문외한인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나아가 전문가는 뭔가에 대해서는 알지만 그 밖에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전문가의 한계나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할 새로운 전문가상을 생각하는 계기를 통해 기존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에 차이를 존중해 주고 배려해서 내가 갖고 있지 않는 전문성은 다른 전문가에게 빌려 융합해서 제3의 전문성을 부단히 창조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게 되었다. 전문가의 문제점을 직접 병원에서 겪으면서 몸으로 느끼고 깨달은 점을 기존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여전히 언어의 틈새가 존재했다. 그 틈새를 메꾸기 위해 언어를 벼리고 벼리다 생각해 낸 개념이 바로 사이 전문가다. 전문가과 전문가 사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전문가다. 생각하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듯, 사이 전문가도 ‘호모’라는 이름을 붙여서 사이전문가를 공식적인 개념으로 창조해보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 개념이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가 창안한 차연(differAnce) 개념이다. 데리다도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개념을 공간적으로 다르고(differ) 시간적으로 연기(defer)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차연 개념을 창조한 것이다.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에 차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를 호모 디페랑스(Homo DieeerAnce)라고 명명한 까닭이다. 이렇게 해서 호모 디페랑스, 즉 사이 전문가는 병원에서 겪은 아픈 체험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부단한 성찰적 노력을 통해 새로운 전문가 이미지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사이 전문가로 전문가를 바라볼 때 전문가의 전문성은 물론 진정한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미덕이나 자질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한 것이다.



2. 즐거운 학습을 촉진하여 건강한 지식을 잉태하게 도와주는 학습건강전문의사


학습건강전문의사는 학습과 건강, 전문의사를 융합, 새롭게 만든 개념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건강한 몸으로 변하듯, 건강한 학습활동을 하면 건강한 지식도 창조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 학습건강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며 관련 분야를 깊이 연구하는 전문가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탄생시킨 개념이 학습건강전문의사다. 의학적 측면에서 논의되는 건강문제를 학습차원에 적용한다면 지금까지 논의의 핵심으로 작용했던 심리학적 학습개념을 임상 병리학적 학습 개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학습효과를 제고시키기 위한 학습 질환 규명과 이것의 예방 및 치유를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다. 학습건강(Learning Health)이란 “일상적 삶과 함께 이루어지는 학습활동에서 건전한 정신과 자세로 주어진 공동체가 요구하는 일정한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전통에 입문하기 위한 성숙한 학습능력을 습득해서 구성원의 일원으로 성장·발전해나갈 뿐만 아니라 남과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자질과 역량을 체득한 정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학습건강 문제는 평생학습 사회의 도래로 인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학습능력 보유여부와 수준은 개인의 생존력뿐만 아니라 조직의 생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자기 주도적인 학습활동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는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남의 지식에 무임승차하려는 안이한 사람들의 급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학습건강상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건강개념과 원리를 학습분야에 적용할 경우 새로운 융합적 접근과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의 발전,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의 발전 등 새로운 사회변화로 학습자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학습방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통용되었던 학습방법을 고수함으로써 생기는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인 학습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학습방법을 개발할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학습건강 문제는 몸과 마음의 건강문제와 함께 매우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학습건강전문의사는 기본적으로 양의학적 방법보다 한의학적 건강 원리와 법칙에 근거하여 부분적 진단과 처방보다는 인간의 신체를 전체로 규정, 현대사회가 일으키고 있는 학습 질환(Learning Diseases)과 학습건강 회복을 위한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진단과 치유를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다. 서양의학의 치명적인 약점은 사이 전문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의 신체를 부분 집합으로 보고, 전공의사별 신체 부위를 나누어 진료하고 치료한다. 전공의사가 진료한 신체의 특정 부위는 치료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와의 연관성으로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한의학은 인간신체를 전체로 보고 병을 흐름이 막힌 불통으로 본다. 통즉불통(通卽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불통즉통(不通卽痛),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게 한의의학적 건강과 질변을 구분 짓는 기준이다. 학습건강전문의사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어느 정도 불통상태인 학습 질환자로 규정하고, 이들이 어떤 학습 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학습병명으로 규정하고 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과 신약개발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학습건강 개념에 비추어 볼 때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그동안 피동적인 입장에서 타율적으로 교육을 받는 생활을 오랫동안 전개해 왔기 때문에 개인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심각한 학습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학습 질환은 증상에 따라 다양한 처방을 요하지만 대체로 단기적으로 관련 학습 질환별 약(다양한 처방전)을 복용해서 치유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될 정도로 심각한 학습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동양의학적 입장에서 학습건강상태를 증진 또는 강화시킬 수 있는 한약식 처방전도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활동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어떠한 학습 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도구개발과 다양한 학습 질환별 최적의 처방전을 개발할 필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신체적 접촉보다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세상의 모든 정보에 접속하면서 생기는 마우스수전증환자, 디지털화된 정보를 너무 빨리 주워 먹고 소화를 시키지 않아서 생기는 학습소화기질환이나 정보과다 섭취증이나 정보숙변축적으로 생기는 정보변비, 다양한 전자책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감동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감탄사  연발증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학습건강전문의사는 학습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고 학습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세미나를 다른 학습동료들과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학습건강학원론, 학습 질환 유형론, 학습질환 예방법, 학습 질환 진단 세미나, 학습 질환 임상실습, 학습건 강강화 각론, 학습 질환 유형별 치료법각론 등을 통해 학습건강회복과 학습 질환관리를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활동을 일반들과 공유하는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한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학습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적절한 신약을 개발하고 처방하기 위해 학습병원과 학습약국을 설립, 전 국민의 학습건강증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함께 전개한다. 학습건강전문의사는 학습건강연구소를 설립, 학습병원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학습건강전문의사 자격증과 학습약국 운영을 위한 학습약사자격증 발급사업도 동시에 전개한다. 학습의사와 학습약사 양성을 위한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개설,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에게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사업도 함께 전개한다.



3. 건강한 지식임신과 출산을 도와주는 지식산부인과의사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노력은 임산부 한 사람의 노력으로 불가능해지고 있다. 임산부가 하루에 먹는 음식과 마시는 공기는 이제 더 이상 한 사람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환경적이고 생태적인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임산부 개인의 건강은 임산부가 몸담고 있는 환경과 사회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 하루에 임산부가 마시는 공기는 환경오염으로부터 어느 정도 차단된 산골이나 농촌이 아니고서는 오염된 공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지식을 임신하고 출산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임신하고 출산하는 주체인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지식창조를 도와주는 지식산부인과연구소는 산부인과학과 지식창조과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접 유관분야의 학문과 접목을 시도해 탄생한 융합연구소다.


지식산부인과연구소는 건강한 지식임신을 위한 조건과 생태학적 원리를 연구함으로써 건강한 지식을 자연분만하는 방법, 지식낙태수술방지법, 지식출산과 지식양육을 위한 지식수유법, 지식출산과 더불어 다양한 개념 간 궁합을 점검하고 개념 간 합궁을 통한 개념출산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다. 건강한 아이가 출산되려면 건강한 남녀의 건강한 합궁이 필요하듯이 건강한 지식이 임신되기 위해서는 지식과 지식, 개념과 개념 간의 건강한 연애과정을 통해서 궁합을 점검하고 합궁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이나 개념의 출산과정을 도와주는 연구를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지식임신의 최상의 조건과 건강한 지식을 출산시키기 위한 지식산모의 건강조건과 유지방안, 지식자연분만법, 지식낙태수줄 방지방안, 지식육아 육성법 등을 포함해서 지식탄생, 활용 또는 적용, 소멸의 선순환적 촉진 또는 방해요인이나 기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내려고 노력하는 의사가 바로 지식산부인과의사다.


지식산부인과학은 최근 학문적 경계 넘나들기의 일환으로 인접 유관분야와의 학문적 접목을 통한 새로운 학문적 접근과 관점을 새롭게 형성하려는 일종의 학문적 융합의 노력으로 연구자가 새롭게 명명한 새로운 학문적 탐구분야다. 지식산부인과학은 건강한 지식을 탄생시키는 노력은 건강한 산모를 탄생시키는 노력과 일맥상통한다는 가정 하에 임신, 출산, 수유과정에 상응하는 지식임신, 지식출산, 지식수유의 과정을 연계시켜 건강한 지식을 창출하려는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탄생한 간학문적 노력이다. 특히 지식산부인과학의 관심은 한 사람의 산모가 어떻게 하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것인지에 대한 개체론적 관심보다는 산모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들과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관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생태학적 관심에 더 많은 강조점을 부여하고 있다. 즉 황금알을 낳은 산모로서의 거위가 건강하지 못하면 당연히 건강하지 못한 황금알을 낳듯이 지식창출주체인 지식산모의 건강이 좋지 못하면 당연히 그런 지식산모에서 탄생하는 지식은 건강하지 못한 지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왜 어떤 점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황금알을 낳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환경생태학적으로 탐구하려는 학문적 관심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4. 생명체의 살아가는 방식과 원리를 탐구하는 지식생태학자


내 명함에는 지식생태학자라는 브랜드 네임이 이름 앞에 붙어 있다. 지식생태학자는 ‘지식’이라는 개념과 ‘생태학자’라는 개념을 융합해서 창조한 신조어다. ‘지식’과 ‘생태학자’라는 말은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지식생태학자라는 개념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처음에는 매우 낯선 브랜드 네이밍이었다. ‘지식’과 ‘생태학’ 또는 ‘생태학자’의 생각지도 못한 만남은 지식생태학 또는 지식생태학자라는 전대미문의 생각지도 못한 개념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 명함을 받고 나서 첫 번째 물어보는 질문이 도대체 지식생태학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 지식생태학이 무엇을 탐구하는 학문인지를 물어본다. 그때마다 반복해서 하는 대답이 있다. 지식생태학자는 자연에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살아가는 원리를 유심히 관찰하고 고찰하면서 통찰력을 얻고 통찰결과를 다시 생각하면서 성찰하는 사람이다. 지식생태학자는 관찰-고찰-통찰-성찰의 순환과정을 통해 생태계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원리나 생존방법을 연구해서 인간 학습자가 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과정에 대입한다. 지식생태학자의 시각과 관점으로 자연 생태계를 연구하는 기본 과정은 관찰과 고찰, 통찰과 성찰로 이어지는 4찰(察)이다.


지식생태학자는 개인은 물론 선순환적으로 유지․발전하는 생태계의 운영원리를 조직에 대입,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조직의 생태학적 조건과 메커니즘을 연구한다. 지식과 생태학의 개념적 융합을 통해 창조된 지식생태학이 무엇을 탐구하는지를 도요새에 비추어 예를 들어보자. 도요새는 지렁이를 먹고 자라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렁이가 땅 위로 나온다. 빗방울이 땅을 두드리면 지렁이는 피부로 진동을 감지, 비가 오는 줄 알고 땅 위로 나온다. 이때 도요새는 포식하는 날이다. 지천에 널려 있는 지렁이를 잡아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뭄이 심각할 때 지렁이는 다시 땅 속으로 들어간다. 땅 위에 없는 지렁이를 도요새는 과연 어떻게 잡아먹을까? 지렁이가 땅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도요새는 먹이가 없어서 굶어 죽었어야 했는데 아직도 도요새는 멀쩡하게 살아 있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다 그냥 존재하는 게 없다. 여기저기서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평소에 유심히 관찰을 해야 한다. 비가 오면 밖으로 나오는 지렁이를 유심히 관찰한 도요새는 지렁이가 도대체 비가 오는지를 어떻게 알고 나올까를 생각해 보았다. 빗방울이 땅 위를 두드리면 그 두드림을 피부로 감지한 지렁이가 비가 오늘 줄 알고 밖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세심한 관찰 결과 알아낸 것이다.



도요새는 이제 비가 안 오면 땅속으로 들어간 지렁이에게 비가 온다는 신호를 보내야겠다고 판단한다. 관찰결과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지렁이의 행태를 고찰한 도요새는 지렁이로 하여금 비가 온다는 사실을 거짓으로 알리기 위해 도요새의 부리로 땅 위를 콕콕 찍고 돌아다닌다. 지렁이를 관찰한 도요새는 관찰결과를 분석하면서 지렁이와 비가 오는 것의 관계를 고찰한 끝에 지렁이를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비가 오는 것과 지렁이가 밖으로 나오는 현상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도요새는 보이는 현상을 관찰하고 보이는 현상의 이면에서 보이는 현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캐내기 위해 비가 오는 것과 지렁이의 행태 간의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고찰한 끝에 알아낸 것이다. 관찰이 고찰로 이어져 마침내 도요새는 번뜩이는 찰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다양한 실험과 모색, 시도와 도전 체험 끝에 도요새는 땅 속으로 들어간 지렁이를 땅 위로 불러내는 방법을 직관적으로 알게 된 것이고 이런 직관적 판단이 도요새에게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비 오는 것과 지렁이와의 관계에서 깨달은 도요새의 통찰은 이제 성찰로 이어져 이전보다 더 효과적인 지렁이와 같은 먹이 사냥방법을 부단히 개발한 결과 지렁이가 땅속으로 사라져도 여전히 생명체의 종족 보존을 통해 살아남는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머리가 지극히 나쁜 사람을 보고 속된 말로 새대가리라고 하는데 도요새는 절대로 새대가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도요새는 뛰어난 관찰자이면서 동시에 살아남은 위대한 통찰력의 소유자다. 이처럼 관심을 갖고 자연을 관찰해서 부단히 고찰하면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과 현상 간에 일정한 패턴이나 관계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다. 체험과 기존 지식을 통해서 얻은 통찰력은 부단한 성찰을 통해 먹이 사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지혜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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