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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시답지 않아도
사람은 시답게 살아야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시적 의미를 채굴하는 지식생태학자

《인생이 시(詩)답지 않아서》가 101번째 책으로 

내년 1월 중순경에 출산된다.

시인 버전으로 저자 소개를 바꿔보았다^^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시적 의미를 채굴하는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오늘이 처음인 사람이 대책없이 내일을 불러와 지금과 동거를 해도 눈감아주고 어둠이 잉태한 찰나의 새벽을 기다린다. 바닥을 치고 솟아오르는 용솟음에게 파도치는 거품속에 숨어있는 처절한 고독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겁 없이 물어보는 방랑자가 애간장을 녹이며 타들어가는 속을 쥐어뜯는다.


되돌아보았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발걸음과 간절한 절망도 바람결에 내던지는 슬픔의 답안지에 일생을 버티게 만드는 그리움 한 페이지를 남긴다. 하지만 여전히 호기심이 품은 물음표의 무게를 자신이 지닌 언어의 무게와 비교하고 싶은 어설픈 작가가 길거리를 거닌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이름 없는 소름과 기억의 저편에서 파고드는 두드림을 흰종이 위에 기거하는 문자들의 불안한 침묵으로 받아들인다. 깨질지언정 더러워지지 않는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마른 나뭇가지에서도 꽃을 피우는 낯모를 기쁨을 만끽하는 철부지 예술가가 허공을 바라본다.



머리가 심장으로 들어간 열정적인 질문으로 수선화의 울음을 사랑하는 반딧불의 절망과 찰나적 다정함으로 하얀 밤을 지새우는 문풍지에게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역설(逆說)을 역설(力說)한다. 항거의 목소리로 눌러쓴 문장의 여운에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바람의 여행자가 하물며에게 하소연의 의미를 물어본다.


시인(詩人)이 될 수 없음을 시인(是認)하지만, 모든 순간을 시적 상상력이 숨쉬는 시적 순간으로 포착, 그 순간이 잉태한 음악을 받아쓰며 소음도 소리로 번역하는 늦은 밤의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다. 삶이 시답지 않아도 사람은 시답게 살아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음을 믿는다.


낯선 경험과 날선 개념을 융복합, 《코나투스》 외 출간된 100여권의 책을 근간으로 의미를 심장에 꽂아 의미심장한 강연을 재미있게 펼치는 지식산부인과의사이자 한양대학교 교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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