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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의 질 상승템은 무엇인가요?

별사람 / 2022 소소기록 희망의숲 청년 농부의 시선

   도시농부 꿈나무의 호기로운 두 번째 도전은 향신료! 식물의 열매, 씨앗, 꽃, 뿌리 등을 이용해 음식의 맛과 향을 북돋아 준다. ‘오레가노, 바질, 파슬리, 타임, 고수’ 이렇게 5종으로 구성된 나의 향신료들은 ‘볼쥬군단’이라 이름 지었다. (flavors의 줄임말을 인용했다.) 향신료가 더해주는 것은 음식의 풍미만이 아니었다. 나의 일상에도 특별함을 가져다 주었다. 오늘은 나왔을까, 내일은 나올까 기대와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면 베란다로 향해 얼굴을 들이민다.


   “얘들아, 안녕? 좋은 아침이야.” 

   흙의 건조상태를 확인하고 스포이드로 조심스레 물을 주며 인사를 건넨다. 아직 흙밖으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한참을 바라본다.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는 생각에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새싹이 돋아나고 자라는 모습은 얼마나 올마나 예쁜지 끌어안고 입맞추고 싶었지만 여린 새싹들이 다칠새라 마음으로만 한껏 입맞추며 대신 사랑의 말들을 속삭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임은 힘겹고 여리게 자라나다 흙으로 돌아갔고 오레가노는 결국 만나볼 수가 없었다. 정성이 부족해서였을까, 환경이 맞지 않았던 것일까? 봉숭아 씨앗 발아 때와는 다른 결과에 실망과 미안함이 교차했다.


   “햇빛이 부족해서였을지 몰라!”


   에어컨 실외기 위로 옮겨 햇빛을 잘 받을 수 있게 했다.


   탱글탱글 싱싱함을 뽐내며 잘 자라준 바질. 호밀빵 위에 토마토와 올리브를 얹고 바질을 툭툭 잘라 한입 베어 물었다. 동공이 확장되고 높은음자리표 비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직접 키운 향신료의 맛과 향은 마트에서 사다 먹던 것과는 견줄 바가 아니었다. 향신료가 더해주는 것은 일상의 특별함만이 아니었다. 작은 화분에 자연이, 삶이 깃들어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가진 삶의 목적은 성장에 있으며, 나무나 식물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무와 풀은 생겨난 그곳에 고정된 채 자라면서 자신만의 특정 능력과 특징을 발전시킨다. 사람도 제각각 특별한 방향으로 자라날 성질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현명함이며, 이 때문에 우리는 끝없는 다양성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도시의 기반은 자연이다. 땅이 있어야 도로를 깔고 건물도 세울 수 있다. 보도 블록 사이로 자라난 풀잎을 보면 알 수 있다.


   나 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자연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기로 선택했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삶을 지향하며 도시의 삶도 사랑한다. 내 꿈은 사람들의 참살이를 돕고 환경감수성을 전하는 별사람. 그렇게 조화 속에서 환경감수성을 더해가는 선택들을 내 삶 속에 만들어가며 나만의 고유한 향을 키워가고 있다.


   누군가 당신의 삶의 질 상승템이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식물의 씨앗을 한 번 키워보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


별사람


유형이든 무형이든 내가 살아가는 지구환경에 유익함이 더해지도록

몸과 마음으로 환경감수성을 전하는 삶을 살다가는 것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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