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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 2023 소소기록 희망의숲 기후생태위기를 마주한 청소년의 시선

어느 순간 물 밖에 나온 너를 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너는 물 안에만 있어야 하는데, 너는 내 눈에 뜨이지 말아야 하는데


무서워

물에만 있으면 안 돼?

더는 밖에서 만나지 않으면 안 돼?


얼마 전엔 횟집 수조에 거꾸로 누운 널 봤어

네가 도와달라고 말을 거는 것 같았어


나는 매번 널 뿌리치고 말아

나랑은 상관 없는 일


새벽 3시 20분

거리는 캄캄하고 수조의 등은 지나치게 밝고

거품은 야속하게 보글보글

거기에 불어넣은 너의 숨은

사라진다


헐떡거리며 마지막 숨을 뱉는 너로부터


-

링고


언어와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는 링고입니다.

(강혜빈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울고 싶을 땐 울고 힘껏 사랑하고

누군가의 용기가 되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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