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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키 Dec 30. 2020

전화영어를 하다가

아침 7시 20분부터 생각해봤는데


연말연시에는 무언가 새로운 도전하기 참 좋은 시기이다.


그래서 시작한 전화영어 덕분에 12월의 아침은 엄청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잠이 덜 깬 상태로 생각하고 말한다. 주로 하고 싶은 말보다는 그냥 떠오르는 대로(혹은 할 수 있는 단어의 조합으로)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침에 이야기한 것에 대해 하루 동안 계속 생각하고 내가 정말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저녁 즈음에야 정리가 된다.


20년 12월의 눈과 함께한 어느 아침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니


오전 7시 20분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시간대에 살며 나보다 인생을 꽤 사신 것 같은 그녀의 질문에 

"maybe someday"라고 답하였다. 

대답은 쉬웠지만 쉽지 않았다.


그녀가 만난 한국인 학생들의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

두 번째는 자유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식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필수적인 의식주를 비롯 모든 생활의 우주적인 팽창이 아닐까?


서울의 집 값은 다른 나라 이야기 같고 그나마 결혼 때 경기도 한편에 신혼집이라도 마련을 한 것이 정말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4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의 안정적인 가격은 가끔 내 속의 타인과 날 비교하는 괴물을 자극하긴 하지만 말이다. 둘이서도 복작거리게 느껴지는 이 집에서 누군가 먹고 자고 한다고 상상하니 더 비좁게 느껴진다. 부동산 실거래가를 알려주는 어플을 살펴보니 더 넓은 집으로 옮겨갈 수나 있을까 싶다. 두가 나질 않는다.


그녀의 다른 학생들의 대답은 명료하고 쉽게 정리되는 두 가지 이유였지만 그 내면의 복잡함이 가득할 것이다. 나 또한 그 복잡한 미로 속에서 길을 찾아가려 노력 중이니 말이다. 그래도 아침부터 틈틈이 떠오를 때마다 생각하고 내린 결론은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에 따르는 엄청난 시간과 재화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무수한 일상과 감정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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