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츠타야서점편을 읽다가 인상적인 부분이 나와서 죽림주간에서 추구하는 점을 떠올려봤습니다. 아래는 <펜>이라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의 인터뷰입니다.
Q. <펜>이 독자들에게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인가요?
A. <펜>은 양질의, 퀄리티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과 닮았는지도 모르겠네요.
Q. 높은 퀄리티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요? 단순히 비싼 것만은 아닐텐데요.
A. 식생활로 예로 들자면 그저 비싼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만족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드는 생산자에게 직접 식재료를 산다거나, 같은 재료로 더 건강에 좋은 레시피를 찾는다거나 하는 과정에서도 크게 만족할 수 있죠. 정성스럽게, 꼼꼼하게 잘 만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퀄리티 높은 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죽림주간이라는 한옥스테일을 만들고 오픈하고 운영하면서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더 나은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나름 성장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회사를 다니고 옷을 사고 일상용품을 선택하면서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더 나은 물건은 없을까? 내 생활수준을 더 올려줄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하고요. 2년전에 구입했던 물건들을 보면서 '그 때 내가 이렇게 별로인걸 왜 샀을까?' 그런 후회도 하면서요.
다른 사람들처럼 저 역시 높은 생활수준을 원하지만 그 '높은' 방향은 서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거의 평생을 소박하게 살아왔기때문에 화려하게 주변을 압도하는 그런 스타일은 조금 불편하게 느낍니다. 휴먼스케일과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단순함과 직관적이라는 표현도 제가 추구하는 방식에 맞아떨어집니다. 그런것들을 요약해서 제가 주로 사용하는 단어가 '담백함'입니다. 보통 음식에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저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있고 힘을 과하게 주지않는 영화나 음악, 그리고 편안함이 느껴지는 사람을 묘사할때도 사용하곤 합니다.
제가 만든 죽림주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숙박경험이 퀄리티가 높은 것을 추구했지만 이용요금이 비싸지는 것은 원치 않았습니다. 높은 퀄리티와 낮은 가격, 이것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어 보일수도 있지만 퀄리티의 방향을 살짝 조절하면 결코 불가능한 미션은 아닙니다. 위 인터뷰처럼 뭔가를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잘 만든다면 가격이 그리 높지않아도 높은 퀄리티의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죠. 정성과 꼼꼼하게, 그리고 잘 만든다는 것은 만든이(메이커)의 태도와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메이커의 인터뷰는 그 사람의 태도를 엿볼 수 있고 나의 태도와 비교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