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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Jan 20. 2017

10일동안 어린이캠프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이번 겨울 맛보기는 지난 여름 맛보기에 비해 아이들 숫자도 적고 상태도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건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름때 나는 초인이었다. 폭염에 말 안듣는 애들 20명을 바깥으로 하루종일 데리고 다니는 강행군... 예천에 다니기 시작한지도 이제 반년이 넘어 나도 슬슬 조금씩 기운이 빠지는가보다. 어디든지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인간은 금방 적응하기도 하지만 금방 태만해지기도 하고 싫증도 나면서 초심을 유지하는건 쉽지않다. 


표정이 밝은 이유는 이제 끝났기 때문에


그래도 이번에 스스로 달라진점은, 일단 아이폰 영상을 촬영할 때 편집할 타이밍에 정확하게 맞춰 길이를 줄였기 때문에 저장공간이 여유로와 백업을 수시로 해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여름엔 16기가 아이폰5s, 지금은 32기가 아이폰7. 영상편집은 해봐야 알겠지만 계속 이런식의 효율적인 촬영이 된다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수월하게 병행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여름때만 해도 아이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나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정도를 컨트롤하지 못했는데 이번 겨울엔 에너지 관리를 잘 했던 것 같다. 이 에너지란 넘나 중요한 부분이라 방전에 가까워지게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불친절해지고 스스로 기분이 다운되며 매 순간순간이 즐겁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 즐겁자고 의미를 더하자고 하는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이틀째나 사흘째는 무척 힘들다. 그 이유는 끝이 보이지 않아서이다. 1차 아이들을 집에 보내고 하루를 쉬고 2차 아이들을 맞이하면 또 다르다. 그 이유는 끝이 보여서. 나 역시 이 시골살이맛보기를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 노동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사실 그렇다. 맛보기 캠프가 아닌 학기중에 농촌유학을 온 친구들은 확실히 우리식구라고 의식에 자리잡혀있는데 4박5일 맛보기캠프를 온 친구들은 숫자도 많을뿐더러 남의식구다. 같은 에너지를 써도 피드백도 다르고 스스로 느끼는 보람도 다르다. 그래서 나의 활력곡선은 2,3일차에 가장 내려갔다가 10일차를 향해 점점 상승한다. 그리고 나는 다짐했다. 맛보기를 2회 연속 할거라면 4박5일이 아니라 3박4일이 좋다고. 아니 적당하다고.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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