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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Feb 24. 2017

살면서 가장 좋았던 때

지금?


종종 이런 질문을 하거나 받는다. 좀 더 덧붙이자면 '가장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언제에요?'가 되겠다.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웃음이 나고 솜털같이 부드러웠던 시간과 공간. 전 초등학교때요, 전 여중 여고때요, 전 대학교때요, 전 집 앞 놀이터에서요. 보통 20살이 되기 전의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감정이 있다. 그런데 이런 대답은 어떨까? '전 항상 지금이였어요'


나도 물론 어렸을적 좋았던 때가 분명히 기억나고 그 기억을 추억하면 단맛이 느껴진다. 하지만 누가 내게 질문을 던져오면 대답은 '언제나 지금'이었다. 지금 생생히 살아있는 이 기억이 좋고 오늘 해야할 일이 더 피부에 와닿고 오늘 먹은것이 제일 맛있었다. 비슷한 질문으로는 '몇살때가 가장 좋을까요?' 난 역시 대답한다. '저는 지금 나이가 젤 좋더라고요'. 진짜로 그랬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분명히 되는것보다는 주저하게 만드는 것들이 많지만 그만큼 내 안의 용기를 더하면 된다. 용기가 없었던 스무살 초반의 꽃다운 나이보다 용기로 무장된 지금 나이가 나는 훨씬 좋다. (물론 지금 정신상태로 스무살로 돌아간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건 IF게임일 뿐이다.) 


언젠가 서너사람들과 이런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세사람이 말하기를, 현재가 가장 좋다고 했다. 한 사람은 50대가 넘었고 다른 한 사람은 20대후반, 나는 삼십대 중반.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그 답은 성장하는 사람이 아닐까. 성장이 정체되어버린 사람의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그래야 현재를 벗어나서 과거를 벗삼아 추억하며 지낼 수라도 있으니까. 내가 말하는 성장이란 반드시 선적인 향상(Linear Improvement)를 의미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고 자연스레 경험이 쌓이고 자기만의 의식적인 노력을 더해 쌓아올리는 성숙함 따위를 말한다. 청년기에 너무 앞만 보며 달려온 사람은 지난 과거에 한쪽으로 치우쳐있음을 의식하고 반성하여 유연한 자세를 키우는 것을 말하며, 남의 눈치를 많이 보아서 자기 의견을 내비치기 어려웠던 사람은 막상 살아보니 남들의 신경을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좀 더 틀을 깨고 의견을 자유롭게 내는 변화를 말한다. 그런 사람이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고 유연한 사람이고 늘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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