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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Jul 02. 2017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다시쓰는 감상문

예전에 이 영화에 대해서 감상을 적은적이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해석은 시간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어짜피 달라지기 때문에 다시 써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가족영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나는 두세번 다시 보고 나서야 '혹시 이 영화는 창업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역시 그런 관점에서 다시보니 꽤 그럴싸했고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두가지가 아닐까. 사람을 진정으로 좋아할 줄 알고, 자기만의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인생이라고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인생이란 이 세상을 살만하다고 느껴지는 꽤 흡족한 상태를 말한다.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좋아하기


이 말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 곳곳에 생각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동화책에나 나올것 같은 이런 순진한 이야기를 계속 하는 이유는 나는 이것이야 말고 어른들이 크게 놓치고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 끝부분에 좀 유치한 연출이긴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물원을 개장하고 흡족해하는 두 남자를 저만치에서 두 여자가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언니는 사람과 동물중에 하나만 택하라면 무엇을 택하겠어?"

" 사람"


영화는 동물을 통해서 사람 그 자체의 아름다운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긴 했지만 어떤 미션을 앞두고 싸우고 등돌리고 오해가 생기는 일들이 터지면서 반드시 좋은사람이 모인다고 관계가 좋기만 하는건 아니라는걸 보여주는 듯 했지만 그들은 다행스럽게도 노력해서 화해하고 얼굴을 마주보고 오해를 천천히 풀어가면서 나쁜 관계를 좋은쪽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한다. 해피엔딩 스토리란 그런것이니까. 하지만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 사람을 좋아하기란 쉽고도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주변에 좋은사람 찾기보다는 어딘가 재수없고 심드렁하고 별로인 사람을 골라내가가 훨씬 쉽다. 그런 사람들은 가만히 있질 못하고 꼭 내 앞에 튀어나오기 때문에 마치 세상엔 그런 사람들로 가득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대화의 1/3가까이를 그런 사람들을 불평하는데 써버리고 만다. 



자기만의 좋은 컨텐츠를 갖기


주인공은 어쩌다가 동물원이 딸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강제적으로 컨텐츠를 갖게 된다. 동물을 그닥 사랑하지도 않고 동물원 운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이미 동물들을 돌보면서 좋은 오너만 나타나길 기다리는 엄청 훌륭한 팀을 만나고 가족문제가 겹치면서 어쩔 수 없이 동물원 경영에 몰입하고 그 일을 사랑하게 된다. 이렇게 주인공은 동물원이라는 컨텐츠를 갖게되고 알고보니 지역 주민들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지고 가족관계도 점점 해소되고 동물관리팀에서 매력적인 여자도 만나게 되고.. 아 이거 몰랐는데 이제보니 너무하네.. 여하튼 내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작든 크든 자기만의 컨텐츠를 가지고 가꾸어 나간다면 크게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그것이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꼭 창업을 할 필요는 없다. 작게나마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것을 이어나가고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그 다음은 '그것'이 어떻게 해줄것이다. 이건 책임을 회피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로 '그것'은 말해줄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게 해줄 것이고 이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껴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돈을 크게 벌어다주진 못할지라도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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