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가 참여했던 작업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작업 초반에는 반장님이 하는 일들을 지켜보다가 철거나 쓰레기처리, 주변정리같은 단순한 일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일들도 누군가는 반드시 처리해줘야만 작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이 곳에 쓰레기가 처리되지 않으면 내일 주문할 모래더미를 쌓아둘 곳이 없어 곤란해진다거나 철거된 나무들이 못이 박힌채로 여기저기 흩어져있다면 작업자들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잘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당장 눈에 보이는 일들을 처리하다가 언제까지 주변정리만 할 수 없어 점점 더 작업다운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고 싶기도 했지만 이왕 일을 시작했으니 저도 뭐라도 배워서 직접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을 외부 작업자에게 맡길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첫번째로 선택한 일은 나무 샌딩이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쌓인 먼지와 때로 거무튀튀하게 되어버린 기둥과 보, 서까래같은 나무들을 깎아내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무 인테리어를 좋아해서 이러한 요소들을 최대한 살리는 리모델링을 하고 싶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샌딩 관련 영상을 찾아보니 그렇게 어려워보이지 않았고 예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때문에 충분히 도전해볼만 했습니다.
샌딩기계
원형사포 또는 샌딩페이퍼
방진마스크
방진안경
왼쪽은 익히 알고있었던 그라인더이고 오른쪽은 생소한 모델이었는데 뭐가 더 적합한지 몰라서 두 개 다 준비했습니다. 그라인더는 뭔가를 자를때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패드를 장착하면 오른쪽 모델과 똑같이 찍찍이 사포를 붙여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성능을 비교해보자면 그라인더가 훨씬 더 잘 깎이지만 깎인 자리에 샌딩자국이 남고 다소 거칠기때문에 빡센곳(?)에 적합하고, 오른쪽 보쉬 샌딩기는 평평하고 고운 나무를 섬세하게 다듬기에 좋습니다. 오른쪽은 집진기가 있기때문에 샌딩작업 시 나무가루가 덜 날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그라인더만을 사용해서 샌딩을 했습니다. 나무가 오래되어 벗겨내야 할 때가 깊게 배어있는 상태라 센 녀석이 필요했습니다. 그럼 보쉬 샌딩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냐고요? 나중에 툇마루를 곱게 다듬을 때 사용했습니다. 이 모델은 나무 표면을 크게 깎아내거나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얼룩이나 오염자국을 제거할 때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보통 사포하면 종이처럼 생긴게 일반적인데요. 철물점에 가면 원형 사포가 있는데 사포 뒤에 벨크로(찍찍이)가 있어 패드에 붙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형사포는 크기가 두가지가 있고 거칠기가 여러종류가 있고 구멍이 뚫린게 있고 없는게 있습니다.
크기 : 4인치, 5인치
샌딩할 나무가 어떻게 생겼냐에 따라서 사이즈를 선택합니다. 나무 구조가 복잡하거나 위치가 구석이라면 4인치 원형사포가 좀 더 유용하고 넓고 평평한 면은 5인치가 효과적입니다.
거칠기 : P40, P80, P120 ... P220
숫자가 작을수록 사포의 표면이 거칠기때문에 빡센곳에는 핸드그라인더+P40 조합으로 샌딩했습니다. 작업 초반에는 거친 사포를 사용해 일단 시원스럽게 벗겨내주고, 조금 섬세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면 한번 더 고운 사포를 사용해주면 됩니다.
샌딩페이퍼에 뚫린 구멍의 정체
보쉬 원형샌더기처럼 집진기 기능이 있는 기계로 샌딩작업을 하면 나무가루들이 흩날리지 않고 사포 구멍을 통해 그곳으로 들어가기때문에 확실히 작업이 수월해집니다. 하지만 집진기가 있는 보쉬 샌딩기는 그라인더보다 샌딩력이 약해서 저는 아래 마스크와 보안경을 쓰고 그라이더만을 사용했기때문에 구멍뚫린 사포의 이점은 잘 살리지 못했습니다.
나무가루가 흩날리는 핸드그라인더를 주로 사용했기때문에 마스크와 안경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마스크 위로 입김이 새어나와 안경이 뿌옇게 되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앞이 뿌옇게 되어버리면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작업이 위험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구석같은 곳을 샌딩할 때 회전하는 사포 옆부분에 나무와 부딪혀 씹히게되면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한번은 땅바닥에 회전하는 그라인더를 떨어뜨린 적이 있었고, 한번은 패드가 그라인더에 물려서 풀어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샌딩을 할때는 가까이서 자세히 봐야하는데, 마스크와 안경 둘 중 어느것도 벗을 수 없으니 안경이 눈에 밀착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야 입김이 새어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위 3가지 보안경들은 제가 작업할때 사용했던 것들인데 모두 뿌얘져서 작업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물안경입니다. 모습이 다소 웃길 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다른 방진 보안경보다 성능이 훨씬 좋았습니다.
이렇게 샌딩작업을 하고나서 투명 스테인을 발라 마무리를 했습니다. 스테인도 페인트처럼 수성이 있고 오일이 있는데 실내에 노출된 보는 수성으로, 바깥에 비바람을 맞는 보와 기둥은 오일로 발라 주었습니다. 칼라는 투명이 있고 그 외 여러가지 색상이 있으니 용도와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래된 나무라서 여기저기 균열이 있는데 그 곳을 메꿔주는 방법도 유튜브 <우드필러사용법 나무메꾸는 방법 공개>에 있으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