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6월말, 기초공사를 시작한지 한달이 되어갑니다. 이렇게 '비움'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걸리고 비용도 1천만원 가까이 지출이 되었네요. 처음부터 이렇게 깔끔한 상태였다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자 이제부터 시작해보렴'하고 친절하게 셋팅이 된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놔둬도 중간을 가긴 커녕, 흙바닥에 잡초는 무성해지고 쓰레기는 왠일인지 저절로 쌓여가고 기둥은 조금씩 휘어버리거나 기와는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런 것들이 자연현상이라면 6월 한달동안 제가 한 일들은 그런 자연현상을 거스르는 인간의 노력, 즉 '인위적인 행동'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자연이 만들어내는 변화도 놀랍지만 이렇게 인간이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적인 노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놓은 '비움'에서 다시 또 '채움'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기준에서 이전과는 다르면서도 더 나은 채움이 되고자 합니다 ㅎㅎ 이 집은 조그만 마을의 앞자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제가 더 나은 채움을 만든다면 마을의 첫인상도 더 나아지겠죠. 어떤 채움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사소한 모든 것들이 제게는 처음이라 기대반 두려움반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는 어떤 순서로 무엇을 채우기 시작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