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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Oct 06. 2021

벽체와 단열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존 한옥의 흙벽을 어떻게 리모델링을 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존 흙벽은 시멘트벽돌 한장 사이즈인 9cm정도밖에 되지않아 단열에 취약해보였습니다. 한옥의 외관을 살리기위해서 흙벽 바깥이 아닌, 안쪽으로 보완해주어야 했는데요. 단열을 우수하게 만드려면 벽이 그만큼 두꺼워져야 하는데, 문제는 실내공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게 문제였습니다. 우선 HomeByMe 웹툴로 창호의 위치와 사이즈, 방식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전문가나 주변인들의 조언을 받긴 했지만 창호 역시 집주인의 취향을 타기 때문에 딱히 정답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지금 보면 아쉬운 결정들이 몇개 있는데요. 이런 점들은 나중에 다시 집을 지을 기회가 있다면 고마운 교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벽을 두껍게하면서 열과 추위를 차단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전문가들마다 추천하는 방식이 달라서 더 결정하기 어려웠는데요.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이기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현대 건축 기준으로 이 한옥의 벽과 단열은 부족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같이 일하게 된 목수반장님의 조언을 거의 그대로 따랐습니다. 반장님의 조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외부와 닿는 벽 : 흙벽 안쪽으로 복합단열재 e보드로 마감

외부와 닿지 않는 벽 : 기존 흙벽/조적벽돌에 석고보드로 마감


외부와 닿는 벽과 닿지 않는 벽을 구분하여 단열재를 사용했습니다.


거의 모든 공간이 벽 안쪽으로 단열재를 덧대어 마감을 했는데 우측 화장실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우측 화장실은 원래 집 내부가 아닌, 이번에 리모델링을 하면서 새로 확장한 공간인데요. 기둥을 기준으로 확장하다보니 공간의 폭은 고정되어 있는데 벽 안쪽으로 단열재를 붙이면 폭이 너무 좁아져 화장실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 문의 방식을 좌측 화장실처럼 미서기 방식으로 하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이 곳 만큼은 여닫이 방식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미서기문은 아무래도 여닫이문에 비해서 열과 소리를 차단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측 화장실은 유일하게 벽 바깥으로 단열재인 압축 스티로폼과 OSB 합팝으로 마감하기로 했습니다.



단열 계획을 세우고나서 창호자리를 남겨두고 빈 곳을 시멘트 벽돌로 쌓아올렸습니다. 철거와 설비를 담당했던 작업반장님께서 해주셨는데 이 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뭔가 그럴듯한 모습을 드러내는걸 보니 이제서야 리모델링다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있진 않은지 내심 불안해지기도 했습니다. 다 짓고 났는데 살아보니 동선이 너무 불편하면 어쩌지, 단열이 생각보다 안되면 어떡하지, 환기가 잘 안되면 어떡하지 등등.. 이제 유턴할 곳 없이 맹렬히 앞으로 쭉 달려가고 있다는게 실감되었습니다. 불편해도 이제 어떡하나요. 그냥 데리고 좀 참으면서 같이 잘 살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인'이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를 말하기도 합니다.



기존 공간에 각목(다루끼)로 틀을 잡고 그 위에 e보드/석고보드를 고정시킵니다.


우측 화장실. 벽 바깥으로 단열재를 덧대고 OSB 합판으로 마감했습니다.


요즘 리모델링 마무리(?)를 하느라 시간에 쫒기고 있습니다. 9월말쯤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10월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조바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비해 요즘 일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10월 둘째주 주말에는 가족을 초대했는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리모델링이라는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11월에나 초대했을텐데요 ㅎㅎ


다음엔 창호를 어떻게 주문했는지 (얼마에 했는지) 또는 전기공사를 (역시 얼마에 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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