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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완 Oct 17. 2021

한옥의 전기 배선작업

집이 집다워지기 시작했다

전기 배선작업은 기본벽체를 세우고 대략적인 공간을 나눈 후에 바로 진행했습니다. 역시 시골특성상 주변에 아는 분으로 소개를 받았고 첫방문때 일단 집의 면적부터 체크한 뒤 견적을 바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전기 배선작업은 오로지 면적으로만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론 죽림주간의 평수는 18평인데 작업자분께서는 감사하게도(?) 17평으로 계산하셔서 120,000 x 17 = 204만원이라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전기작업은 조명과 콘센트, 통신선을 설치하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각각 위치하게 될 계획안을 작업자분께 전달드려야 합니다.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한데 나중에 이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갈것인지가 여기서 대부분 결정되게 되고 한번 결정되면 나중에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구체적일수록 좋기때문에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그림을 잘 못그린다면 요즘엔 제가 사용했던 HomeByMe와 같은 웹툴이 많으니까 그런것들을 찾아보시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는 조명(Light)과 콘센트(Power) 두 개만 표시했었는데 작업자분께서 계량기와 차단기, 그리고 조명 스위치도 표시되어야 한다고 해서 추가했습니다. 이 작업은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이렇게 공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는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막노동같은.. 일만 했기 때문에 뭔가 형태를 갖추는게 뿌듯하고 세련된(?) 느낌이랄까요 ㅎㅎ

전기배선 계획안을 만들어서 작업자분께 전달했습니다.


위 계획안에서 실제버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당의 외등 스위치는 하지 않기로.. 왜냐면 전선이 마당을 가로질러야 하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우측 야외부스가 지어진다면 그 곳을 통해서 확장연결이 자연스럽게 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일러실과 창고엔 조명과 스위치를 하지 않기로..

외등은 아직 달리진 않았지만 아래 계획안처럼 이렇게 많이 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위치는 이미 이런 계획대로 만들어놓긴 했습니다.

방A의 침대쪽 조명은 만들어놓긴 했지만 제가 묻어버렸습니다. 이유는 천장이 낮기도 했거니와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이기도 했고 침대 옆 협탁보조등으로 더 운치있게 만드는게 더 나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누락됐지만 보일러 조절기도 표시되어야 합니다. 최근에 살아보면서 보일러 조절기의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현재 조절기는 방A의 조명스위치 있는 곳에 있는데 방B에 있는 사람이 온수샤워를 하려면 방A에 들어가야 하는게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닫고 조절기를 공용공간인 주방으로 옮길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다시 물어봐야 했습니다. 이때 좀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ㅠㅠ


전선배선 작업중인 모습, 아직 천장 덴조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 많은 서까래를 노출시키고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난이도와 단열때문에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통의 현대 한옥의 천장에서 볼 수 있는 전기배선 형태

전통 한옥에서의 배선은 천장을 이렇게 가로지르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천장의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 전선이 숨어지날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는데요. 왼쪽 사진에서는 그나마 전선 정리와 구분이 상당히 잘되있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서까래를 노출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한옥 리모델링을 하는 사람에게는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요. 그 고민을 초반에는 보류할 수 있지만 전기 배선작업을 하려면 그 전에 고민을 끝내야 합니다. 만약 왼쪽 사진처럼 서까래와 천장상태가 괜찮다면 노출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전기 배선작업이 거의 끝난 모습입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지만 수도꼭지와 전선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중에 생활하게 될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조금 무서워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창호에 대해서 쓰고싶은데 (왜냐면 결정적인 큰 실수를 하나 하거든요) 잘 안써져서 전기 배선작업을 먼저 써봤습니다. 이 작업은 전문가가 알아서 뚝딱해줘서 감탄만 하며 바라볼 뿐이었던지라 그다지 많이 쓸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작업이고 이제 슬슬 무서워지는 단계라서 간략히 소개해봤습니다. 어제부터 꽤 쌀쌀해진 가을이 되었는데 면역력 잘 챙기시고 감기 조심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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