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이유
나는 왜 살고 있는지 늘 궁금했다.
이유를 찾지 못해 힘들었고,
살아야 할 마땅한 이유가 없으니 삶에 자잘하게 찾아오는 힘듦을 견딜 수 없었다.
납득할 수 없었으므로 억울했고,
이렇게 힘들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던 20대의 온통.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니다’라는 표현이 현재의 만족감을 나타내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할 만큼 매일 행복과 감사를 느끼고 있는 요즘. 이 생각의 반전이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드디어 찾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로지 오늘의 나, 현재의 나의 즐거움을 쫓으며 살아가보자 결심했고, 그것이 바로 ‘살아갈 이유’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흔히 사랑을 말할 때 그저 당신이기 때문에, 그 이유 외의 다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 진정한 사랑의 조건은 ‘나’에게도 적용된다. 오로지 ‘나’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 상태. 내가 원하는 순간을, 하루를, 삶을 살아가면서 온전한 나의 하루, 나의 삶, 그리고 나 자체는 완성되었다.
나는 여전히 나라는 사람이 궁금하다. 좋아하는 마음이란 자꾸 궁금한 마음이 아닐까, 라고 어느 글에서 썼듯, 나는 나의 구석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나에 대해 실망하더라도 나는 이제 예전처럼 나를 싫어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 또한 모두 나이니까. 그리고 나이기 때문에 고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품을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