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 커피 스테이션
여행을 하다 보면, 특히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에서 어긋나는 일은 다반사고, 그래서 뜻밖의 일이 생기기도 하며,
안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고, 다시 즐거운 일을 겪고 행복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반복은 인생과 닮아서,
삶을 가리켜 여행이라 부르곤 한다.
내게 12월은 꽤나 혹독했다.
처음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 후 꼬박 한 해를 앓으며 시술과 수술, 여러 번의 주사를 맞았지만 통증은 여전하고,
누워지내는 답답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막막하고 불안하던 1분 1초.
지나쳐 가는 23년이 아쉬웠고, 24년의 도래가 두려웠다. 대놓고 신파적이지만 슬픈 영화를 틀고 그 영화를 핑계삼아 울며 잠들었다.
그리고 2024년이 밝았다.
새해 첫날은 기분 좋게 가보고 싶었던 카페를 가보기로 다짐하고, 호주에서 살 때 그 나라의 커피를 꽤 좋아했던 터라 호주식 커피가 있는 연희동의 스웨이커피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이곳은 '삶을 여행하는 여행자를 위한 정거장'이라는 컨셉을 가진 카페라, 맛있는 커피는 물론이고 여행의 기분또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도착한 스웨이 커피 스테이션. 허리 때문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스웨이 커피 스테이션의 분위기, 컨셉, 공간과 맛은 짧은 시간에도 잊고 있던 여행의 성격을 되새기는 데 충분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한 달 내내 깊어지기만 하던 어두움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작년의 아픔은 삶의 여정 중 뜻밖에 맞닥뜨린 안 좋은 일이었을 뿐이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과 행운, 설렘과 아픔이 교차되는 여행의 과정처럼 올해는 더욱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며, 새로움과 익숙함을 넘나들며 기쁘게 웃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자 나는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가장 필요했고, 가장 커다란 위로였다.
스웨이 커피스테이션에서 티켓을 끊고 나는 기쁘게 ‘올해’라는 여행의 한 챕터를 시작했다.
그리고 곧, 재활 끝이라는 다음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