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엘에이 다운타운에서 두 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다. 늘 소란스럽고 복잡한 엘에이에서 조금만 달려도 이런 공원에 닿을 수 있다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원에 도착하고 나서는 이곳이 엘에이 근교라는 게 더 믿기지 않았다. 아니, 엘에이 근처가 아닌 다른 어느 지역에 있어도 믿을 수 없을 만한 곳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조슈아 트리와 암벽들은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하고도 경이로운 광경에 넋을 잃고 한참을 서 있었다.
사실 조슈아 트리는 이름과는 달리 나무가 아닌 용설란에 속하는 풀의 일종이라서 보통의 나무들과는 성장 속도가 다르다. 이 식물은 초기 10년 동안에는 평균 7센티미터씩 자라다가 그 이후부터는 매년 평균 3센티미터가 조금 넘는 속도로 성장한다. 그렇게 천천히 자라는 식물이 내 키를 훌쩍 넘고, 공원을 가득 메우기까지 걸린 시간이 도저히 가늠되지 않았다. 특히 조슈아 트리는 양팔을 벌린 모양으로 자라나는데, 그게 꼭 누구든 안아줄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이 식물의 품 안에서 고요히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곳에 오기 전에 했던 고민이나 불안했던 마음이 자연스레 녹아 없어졌다. 내가 살아온 시간의 적어도 몇 배는 더 살았을 이 식물들이 견디고 버틴 시간만 생각했다. 조슈아 트리는 천천히 자라지만 멈추지 않았다는 것만.
이때 찍었던 사진과 썼던 글, 느꼈던 감정을 뒤돌아보고 그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글을 쓰면서 나는 스스로 또 한 번 약속한다. 단 한 번뿐인 나의 삶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자고. 견디고 버텨야 하는 일들이 넘치고, 내가 생각한 속도보다 훨씬 더 더딘 걸음으로 가게 되더라도 멈추지만 말자고. 언젠가 다시 조슈아 트리를 보았을 때는 이 식물만큼이나 좀 더 자란 모습의 나를 발견하고 싶다. 나도 너처럼 조금 더 자랐지? 앞으로도 함께 천천히 자라 보자, 라는 말을 건넬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