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대신 행복을,
지난 10월을 되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오늘의집 스페셜 크리에이터 필수 미션을 완수하지 못한 것. 두 번째, 네이버 클립크리에이터 게시물 미션을 완수하지 못한 것이다.
브랜드의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단 한 번도 필수 미션을 놓친 적이 없었다. 아니 이런 일은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네이버 클립 크리에이터 미션은 자궁 적충 수술 당일이던 3월 31일에도 해냈었다. 마취 기운에 핸드폰을 얼굴에 떨어뜨리면서도 영상 10개 업로드 미션을 끝냈다.
네이버 포인트 10만 원을 받기 위해 수술 당일에도 그렇게 악착같았던 내가, 이번 10월에는 두 가지나 실패했다니. 나는 늘 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다. 혼자 있을 때도 숏츠나 드라마, 예능을 보는 대신 독서나 블로그 포스팅이 더 생산적인 일이라 믿으며, 쉬면 안 될 것 같은 그 묘한 압박감 속에서 살아왔다.
그 강박이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솔직히 버거웠다. 지금도 하루에 다 해내고 싶은 일들은 끝이 없다.
- 독서
- 브런치 글쓰기
- 블로그 포스팅
- 릴스 촬영, 업로드
- 오늘의집 게시물 업로드
- 유튜브 영상 편집
- 네이버 클립크리에이터 게시물 업로드
- 쇼핑몰 운영
물론, 식사 준비와 청소, 설거지, 빨래와 같은 집안일은 기본값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모든 걸 다 해내려고 했다. 새벽 여섯 시도 되기 전에 하루를 시작했고, 자정이 넘어가야 끝이 났다. ‘내가 숨은 쉬고 있나?‘ 싶을 정도로 매일이 쫓기듯 흘렀다.
하지만 건강을 잃고 나서야 깨달았다.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있었을까? 하는 회의감이 깊게 자리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걸 다 해내려 애쓰지 않는다. 다 해낼 수 없다는 것도, 내 체력의 한계도 인정했다.
지난 10월을 복기해보면 긴 연휴가 있었고, 방광염과 질염으로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자고 싶으면 잤고, 늦게 일어나기도 했다. 몸이 원하는대로 지냈다. 짧은 가을을 느끼기 위해 외출도 자주 했다. 작년 10월과는 모든 걸 반대로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치 일탈이라도 한 것처럼 자유롭고 행복했다. 북촌 거리를 홀로 거닐며 가을 공기를 느끼고, 읽고 싶은 만큼 책을 읽고, 아무런 계획 없는 일상 속에 나를 내던진 시간을 온전히 즐겼다.
대신 한 가지는 놓치지 않았다. 2025년이 100일 남은 날부터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아무리 피곤한 날도, 지금처럼 캠핑 중에도 텐트 안에 누워 핸드폰을 들고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올해는 이거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해보자라고 다짐했다. 잘 하든 못 하든, 재밌으니까. 이거 한 가지라도 즐기며 꾸준히 하고 있는 내가 좋다. 그리고, 10월은 더 행복하고 의미있는 것들을 많이 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2025.11.01
@keemwoo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