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대신 접시를 쓰며

캠핑이 알려준 최소한의 삶

by 김우드


캠핑을 할 때마다 신기한 건, 이렇게 최소한의 짐으로도 없으면 없는대로 생활이 된다는 점이다.


오늘 저녁엔 갈매기살을 구워먹었다. 버섯과 양파를 함께 굽기 위해 잘라야 했는데, 도마가 없어 아쉬운대로 스테인리스 접시 위에서 칼질을 했다. 식사 후 와인과 곁들일 치즈를 자를 때도 같은 접시를 도마 대신 썼다.


캠핑을 하다보면 모자라고, 아쉽고, 불편한 순간이 많다. 그럼에도, ‘집이 아니니까 불편한 건 당연하지!’ 하고 생각하며 ‘부족한 생활’에 잘 적응해 나간다.


캠핑에서는 그릇 몇 개, 컵 두 개, 수저와 젓가락 두 세트면 충분히 생활이 된다. 그런데 일상으로 돌아오면,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필요 이상으로‘ 가지고 살아가는지 문득 깨닫게 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소비를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의 ‘이유‘만큼도 사용되지 않은 물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이렇게 불편함 속에서 배운 건, 결국 덜어내는 법이었다. 그래서 2025년 남은 두 달은, 조금 더 비워내며 지내보려 한다.


2025.10.31

@keemwoo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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