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챙기기 힘들지만 설레는 건 무슨 감정일까
내일은 올해 두 번째 가을 캠핑을 떠난다. 캠핑을 정말 좋아하지만, 짐을 챙기는 일만큼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짐을 다 챙기고 나면 그대로 쓰러져 잠들고 싶을 만큼 피곤하지만,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면서도 오늘도 브런치에 접속해 '글쓰기'를 눌렀다.
캠핑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2박 3일 동안 먹을 음식들을 고민했다. 같은 음식이라도 야외에서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진리를 캠핑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암환자로 떠나는 캠핑이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간편한 메뉴를 고르느라 더 신중해졌고, 그래서 결정하는데도 오래 걸렸다.
캠핑 전날인 오늘은 내가 입을 옷과 속옷, 양말, 수건, 샤워 용품, 스킨케어 제품들을 먼저 챙겼는데 벌써 짐이 한가득이다. 책 한 권과 아이패드까지 챙기면 내 개인 짐은 끝.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남편 옷도 함께 챙겨줘야 한다. 혼자 미리 챙길 수 있는 짐들은 모두 꺼내 현관 앞에 정리해두고, 서둘러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퇴근한 남편과 저녁을 먹고, 우리는 짐을 가지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지하 창고에서 캠핑 짐들을 꺼내 차까지 옮기고, 남편은 테트리스를 하듯 짐을 차곡차곡 실었다. 나는 먼저 집으로 설거지를 마쳤고, 시간을 보내 어느새 밤 10시가 넘어 있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불편한 낭만에 빠져 사서 고생을 할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장작에 불을 피우고 나는 그 매캐한 냄새ㅡ이상하게 싫지 않다. 쌀쌀한 공기 속에서 불을 바라보며 느끼는 따뜻함, 자연스럽게 말이 줄고 장작 타는 소리만이 들리는 그 고요함, 쌀쌀한 저녁 공기 속에서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이 주는 만족감.. 그 모든 걸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무엇보다 캠핑이 좋은 건, 자연과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같은 장소에 가더라도 매번 다르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내일은 새로운 캠핑장으로 떠난다. 어떤 풍경 속에 우리의 작은 집이 세워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025.10.30
@keemwoo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