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남다른 고부관계
시어머니와 함께 가을 단풍 명소 화담숲에 다녀왔다. 운 좋게도 취소표 두 장을 구해 어머님께 여쭤봤더니, "가고 싶었는데 예약이 어려워 아직 못 가봤다"며 반가워하셨다.
오전 11시 20분에 만나 점심을 함께 먹고 화담숲으로 향했다. 평일 낮에도 주말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화담숲 매표소 앞.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화담숲으로 들어서자, 입구부터 알록달록 물든 단풍나무를 보고 어머니께서 활짝 웃으셨다.
"어머니 여기 서보세요!"
사람이 잠시 비는 틈을 기다려, 고운 어머니의 오늘을 열심히 담았다.
"어머니, 저도 찍어주세요!"
어머니께서 찍어주신 사진을 확인하곤 말했다.
"어머니.. 이건 좀.. 저를 완전 130cm로 만드셨네요..."
내 말이 우습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셨는지, 웃으시다 결국 눈물까지 흘리신 어머니. 그 서툰 사진 덕분에 길가에서 깔깔대며 웃었던 우리가 떠올라 지금도 웃음이 난다.
어머니는 늘 말씀하신다.
"내가 며느리 복이 있나봐. 너 같은 며느리가 어디있니."
나는 그럴 때마다 대답한다.
"어머님이랑 아버님 같은 시부모님을 만나 제가 행복해요."
오늘도 몇 번이나, "이렇게 시엄마한테 시간내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하셨다.
예쁘게 물든 단풍나무 숲속에서 서로가 건넨 진심의 말들이, 단풍보다 더 고왔던 날이었다.
아직은 시어머니께 '딸'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친정엄마처럼 내 모든 걸 가감없이 보여드리기엔, 아직 조금의 거리감이 남아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님과 다섯 시간 넘게 함께 있어도 대화가 끊이지 않고, 친구와 헤어질 때처럼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단순한 '고부관계'만은 아닐 것이다.
아들만 둘 있으신 어머니께, 적어도 '딸 같은 며느리'는 되어드리고 싶다.
오늘처럼, 오래도록, 고운 추억을 함께 쌓아가면서.
2025.11.04
@keemwoo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