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놀이

우리 부부의 새로운 주말 취미

by 김우드

몇 주 전 주말, 남편과 북촌 한옥마을에서 공기놀이를 했었다. 카페 웨이팅 동안 잠깐 시간을 보내려던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우리 공기 하나 사자!"며 결심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제 수원 행궁동 기념품샵에서 우연히 공기를 발견하고 구매했다.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곧바로 공기놀이를 시작했다. 북촌에서 갖고 놀던 공기와 똑같은 제품인 줄 알았는데, 당시 찍어둔 사진을 보니 다른 디자인이었다. 새로 산 공기는 훨씬 가벼워 통통 잘 튀어 손에서 자꾸 빠져나갔다. 뜻밖에 난이도가 높아져 남편이 쩔쩔매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웃겨서, 우리는 한참을 땅바닥에 앉아 서로의 실수에 까르르 웃고, 작은 성공에도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30대 중반의 성인 남녀가, 20년 전에나 가지고 놀던 공기를 가지고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다니. 서로와 함께라면 사소한 일상마저 금세 특별해진다.


우리가 만난 지 어느덧 8년째, 결혼한 지는 3년이 지났다. 우리는 여전히 둘이 있으면 제일 재밌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즐겁고, 서로의 일상을 빠짐없이 공유하며 생각과 감정을 숨김없이 나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아끼지 않는다. 우리의 변함 없는 모습이 내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암 진단을 받고 가장 두려웠던 건, 이런 소소한 일상을 잃을 것 같은 불안이었다. 옷을 차려입고 데이트를 나가는 것도, 캠핑을 가는 것도,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렇게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집에서 마주 앉아 나누는 우리만의 소소한 일상이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


오늘 남편과 공기 시합을 찍은 영상을 보며,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그 소소한 순간들이, 나에게 가장 큰 행복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2025.11.16

@keemwoo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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