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에서 수원 행궁까지

고단했던 이동의 여정

by 김우드


오늘은 집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원에 다녀왔다.


2동탄이라고 불리는 우리 집에서 수원 행궁동에 가려면 버스를 최소 세 번은 갈아타야 한다. 그마저도 배차가 길고, 정류장까지 30분 가까이 걸어야 해서 정확한 배차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이동이 쉽지 않다.


원래 계획은 서동탄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수원역까지 간 뒤, 다시 버스로 갈아타 행궁동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서동탄역까지는 집 앞에서 똑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한 시간 가까이 호출해도 배차가 되지 않았다. 결국 공유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 있는 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타고 오산대역으로 향했다.


동탄에 살면서 처음으로 오산대역을 이용해 수원역에 도착했다. 수원역도 처음이었는데, 서울역 못지않게 복잡하고 북적여 정신이 없었다.


행궁동에 도착했을 때는 집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차를 가져왔다면 한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굳이 사서 고생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눈부신 억새 군락을 보니 피로가 싹 가시고, 4~5년 전 이맘때 왔던 순간이 떠올라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래, 가을 행궁동은 참 예쁘지.'

한동안 잊고 지냈던 게 억울할 만큼 아름다웠다.


우리는 행궁동에서 저녁까지 먹고, 수원 스타필드로 이동해 시간을 보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순탄하진 않았다.


화서역에서 지하철을 타 병점역에서 내려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가 아슬아슬하게 서동탄역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고, 미리 호출해 둔 똑버스가 도착하기 1분 전에 간신히 도착해 겨우 탑승했다. 신호에 한 번만 더 걸렸어도 놓쳤을 것이다. 그랬다면 다른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이동해, 집에서 20~30분 떨어진 정류장에 내려 또 집에 갈 방법을 모색했겠지.


사실 결혼 후 올해 가을이 오기 전까지는 주말에 거의 집에만 있거나 늘 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몰랐다. 외출이 잦은 봄과 가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막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지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주말에 다른 지역에서 데이트하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어쩌면 다음 집은 교통이 좋은 곳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 창문에서 숲이 보이는 환경과 편리한 교통. 둘 다 충족되는 곳을 찾기 어렵고, 재무 상황에 따라 타협이 필요하겠지만, 이사를 고민하고 있는 지금, 조금 더 진지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느낀다.


답은 쉽게 나지 않겠지만, 오늘의 불편함이 우리의 다음 선택에 작은 힌트가 되어주겠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지, 두 마음 사이에서 답을 찾아야 할 시간이 조금은 가까워진 듯 하다.


2025.11.15

@keemwoo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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