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기에 더 소중한 오늘
넷플릭스에서 방영중인 '피지컬 아시아'에 몽골 선수들이 출전하는 걸 보고, 미국 유학시절 친하게 지냈던 몽골 친구가 떠올랐다. 미국에서 결혼해 남편과 두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 친구가 문득 궁금해져, 오랜만에 그때 사용했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접속했다. 어젯밤 친구에게 안부 인사를 남겼고, 미국과의 시차 때문에 새벽에 도착한 답장을 오늘 아침 확인해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그 계정을 둘러보게 되었다. 남편과 연애를 시작했을 때부터 결혼식까지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계정. 지금 운영 중인 '김우드'계정과 달리, 남편과 내 얼굴이 모두 공개된 정말 사적인 공간이다.
첫 회사에 입사 해 남편과 사내 연애를 하며 주말에는 여행을 다니고 데이트를 했던 기록이 가장 많았다. 취업준비생 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며 옷과 신발, 가방 같은 것들에 아끼지 않던 나.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내면적으로 미성숙해 과시를 위한 소비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나는 참 젊고 예뻤다. 이중턱도 없이 탄력있는 얼굴선, 즐겁고 행복해보이는 다채로운 표정까지 모두 너무 자연스러웠다.
결혼 후 퇴사를 하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나를 가꾸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매일 집에서 입는 편한 옷만 입고, 밖에 나갈 때는 늘 맨얼굴에 모자만 눌러쓰곤 했다. 주말에도 남편과 집에만 있다보니, 예쁜 옷을 입고 사진을 남길 일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피부 관리도, 운동도 하지 않은 채 세월만 흐르다 보니 얼굴과 몸에 노화가 느껴졌고, 사진 속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리고 암 진단을 받은 후,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예쁜 나로 살아야겠다고, 그리고 그 모습을 기록해두자고 마음먹었다. 오늘의 나는 오늘밖에 없으니까.
슬프지만, 젊고 예뻤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5년 뒤, 10년 뒤 나는 분명 오늘의 나를 보며 "이때 참 젊고 예뻤다"고 생각하겠지.
과도한 시술을 받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젊음을 억지로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내 스스로에게만큼은 부끄럽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내가 오늘을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조금 더 예쁜 나로 살고 싶어졌다.
2025.11.14
@keemwoo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