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산책을 다녀와 저녁을 먹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 TV를 보며 쉬고 있었다. 슬슬 저녁을 준비하려는데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어제 시동생 집들이에 잘 다녀왔냐고 물으시고, 어머님댁 벽 장식장 문 리폼 이야기를 나누다 어제 동창 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셨다.
"어제 너 때문에 아주 난리가 났다."
"왜요?"
"너가 우리집 템바보드, 데코타일, 페인트 시공해준 영상 보여줬더니, 아주 난리가 났어."
어머니께서는 원래 자랑할 일일수록 말을 아끼시는 분인데, 웬일로 친구분들께 그 이야기를 하셨나 싶었다. 그런데 친구분들께서는 '며느리'가 없어서 더 편하게 자랑하실 수 있었다고 하셨다. 어쩌면 어머니는 시동생 집들이나 리폼 이야기보다도, 어제 친구분들께 내 이야기를 하셨다는 걸 나에게 더 전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어머니께서 부탁하신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해드린 일인데도 늘 고마워하시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시며, 오히려 미안해하시는 우리 어머니. 친구분들께 자랑하시고, 그 반응에 기분 좋아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이렇게 또 며느리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시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감사해졌다.
누워서 쉬다 받은 어머니의 전화 한 통으로 오늘 하루의 온도가 한층 더 높아졌고, 평범했던 하루는 어머니 덕분에 조금 특별해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어머니가 친구분들께 자랑할 수 있는 며느리가 되고 싶어졌다. 의무감이 아닌, 애정으로.
202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