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꼴통인 줄 몰랐지,

by 김우드


오늘 아침 일찍 다시 할아버지 빈소에 도착했다.

잠시 후, 할아버지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나는 차가워지신 할아버지를 뵐 자신이 없어 입관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입관식을 마친 뒤 이어진 성복제.

입관식 내내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눈물을 흘리시던 시할머니께서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던 순간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여보… 여보… 이거 잡수고,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잘 계셔야 해요.”


시할머니는 열아홉에 할아버지를 만나셨다고 했다.

7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살아온 사람을 먼저 보내고, 홀로 남겨진 마음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낮 동안 시할머니 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꼴통인지 몰랐지.”

고집이 무척 세셨다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그렇게 부르셨다고 했다.


그 말속에는 원망보다는, 평생을 함께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애정이 조용히 남아 있었다. ‘꼴통’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다정하게 느껴졌다.


2025.12.13

@keemwood_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심심하니까 놀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