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이어 조선업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 보려 한다.
트럼프는 당선 후 줄곧 미국의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 말했다.
미국이 수출하는 품목 중 최근 잘나가는 상품 하나를 알아보자.
미국의 LNG 수출량 증감, 출처: The Economist
보시다시피 천연가스는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며, 수출량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액화(LNG) 시키거나, 파이프(PNG)로 운송하여 판매해야 한다.
즉, 미국이 유럽과 같은 멀리 떨어진 국가에 천연가스를 팔기 위해선 LNG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액화설비 가동 능력은 23년 기준 28년까지 2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천연가스 터미널 당 생산량 증감,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는 연간 7,500만 톤의 LNG가 추가로 수출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다.
한국 조선사는 현재 운항 중인 LNG선의 90%를 건조한 이력이 있다.
LNG 시장이 활성화되면, FLNG의 수요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FLNG 건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현재 모잠비크 코랄 FLNG 수주 계약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41014172537503
전 세계에서 LNG선을 제일 잘 만드는 곳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중국조차도 아직 LNG선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 또한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출처: 한국은행
공산당이 초기에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자국의 기업에게 중국 조선 업체에 LNG선 발주를 명령할 수 있을 테고,
그렇게 건조된 중국산 LNG선이 어찌저찌 성공적으로 운항하게 되면,
레코드 부족으로 중국산 LNG선을 꺼리던 업체들이 발주를 넣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한국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해도 충분한 상황이다.
출처: 신한투자증권 산업 리포트
물론 리스크도 있다.
신조선가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 LNG 운임 또한 매우 떨어져 있는 상태다.
다만, 앞서 기술한 대로 늘어나는 생산량과 노후선 퇴역 등의 효과로 운임은 곧 정상궤도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신조선가의 경우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출처: 한국은행
이쯤에서 위의 표를 다시 한번 보자.
한국의 수주잔고는 LNG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다음을 차지하는 건 컨테이너선이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한국 조선업의 성과에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고맙게도, 트럼프 행정부가 친히 나서서 중국 조선업에 규제를 발표해 주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2439696
현재 미국의 해상수입 물량은 전체의 절반 수준에 이르며, 이중 대부분이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된다.
이 해상운송의 대부분이 중국산 선박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 국가 안보적으로 매우 큰 리스크라고 생각한 듯하다.
중국 조선업에 발주한 물량을 취소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연속적인 규제가 발표되었다.
USTR은 중국의 자국 조선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시장 왜곡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지적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1895437
이후 USTR은 중국산 선박에 대한 미국 항만 이용 수수료 부과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요약하자면, '중국 배 사용해서 미국에 수출할 생각하지 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애초에 전망한 것보단 약한 내용으로 규제안이 발표되었지만, 수수료와 규제 범위는 장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 USTR 내부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지와 운임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규제가 시행된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조선업에는 매우 큰 호재라 볼 수 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50294616
덕분에 한국 조선업은 정치적인 해자가 생긴 셈이 된 것이다.
USTR의 제재안은 특히 컨테이너선에 집중되어 있다.
안내도 될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중국에 배를 발주하고 싶은 선사는 없을 것이다.
거기다 IMO의 친환경 규제가 맞물려 앞으로 신규 발주 선박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 수요를 한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한국 조선업에 친환경 선박 사이클과 함께,
미중 분쟁으로 인한 정치적 해자,
그리고 MRO를 비롯한 특수선 특수가
플러스알파가 되어 거대한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