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라우미 수족관
츄라우미 수족관은 심해 여행관과, 산호초 여행관, 그리고 쿠로시오 여행관 총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앞 코스에 위치한 심해 여행관에서는 평소 보지 못한 신기한 생긴 물고기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다. 더듬이에 불이 들어오는 물고기들이 둥둥 떠있는 수조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심해관이 끝이 났다. 조금 짧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점은 주최 측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원래 모든 공연은 메인 이벤트에 가장 힘을 쏟아야 하는 법이니까.
다시 통로가 이어졌다. 이번 통로는 아까보다 조금 더 길었다. 천천히 걸어가는데, 반대편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수업 시작 전 교실에서 느낄 수 있는 소란스러움이었다. 터널 끝에서 들어온 소리는 나갈 곳을 찾지 못한 채 통로에서 메아리처럼 울려댔다. 시끄러운 게 싫었던지 메이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가 바로 거기야. 눈썹을 잔뜩 오므린 채로 메이가 말했다. 거기? 내가 반문했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인터넷에서 본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나는 이곳에 왔다. 검푸른 빛으로 가득 찬 수족관의 사진 말이다. 건물의 한 측면을 가득 채운 2층 높이의 거대한 수조와, 그 앞에 보이는 검은 형체의 관객들, 바닷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커다란 생물체와, 그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이들의 손가락. 그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나는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공간에 도착하게 되었다. 쿠로시오 관. 사진 속 그 장소. 기분이 어땠냐고? 벅차올랐다. 앞서 말한 것들 모두가 그곳에 있었다. 그곳은 구조는 극장 같아서, 뒤편에서 입장한 나에게는 공간의 모든 것이 눈 안에 들어왔다. 내 앞으로 쭉 펼쳐진 계단식 관람석과, 저 멀리 보이는 푸른빛 스크린, 관람석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두려는 부모들, 수조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는 젊은 남녀들과, 조금 멀리서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서 있는 노년의 커플까지,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바글바글했다. 나는 길을 따라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갔다. H, G, F, …, A열까지. 수조가 보였다. 커다랬다. 좋아하는 배우의 무대인사를 보러 온 관객의 마음으로 나는 앞으로 걸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