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있었던 일 7

국제 거리

by 세타필

국제거리에는 음식점이 매우 많았다. 일식, 중식, 양식, 베트남식, 등등. 한식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날 놀라게 한 건 거리에 즐비한 스테이크 집이었다. 여기는 일본이니까 일식집이 많은 건 이해를 하겠지만, 스테이크 집이라니?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오키나와의 스테이크는 매우 유명한 요리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키나와의 흑돼지가 매우 유명했다. 흑돼지는 이곳이 류큐왕국으로 불릴 때부터 토종 가축으로 사랑받던 동물이었고, 덕분에 흑돼지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요리는 오키나와의 대표 음식이 되었던 것이다. 특히 전통요리 중 흑돼지의 귀로 만든 요리가 있었는데, 별미로 소문이 자자했다. 기회가 되면 한번 꼭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날이 오늘은 아니었다. 오늘은 메이가 가고 싶은 식당을 갈 예정이었으니까.


얼마 걷지 않아 우리는 누가 봐도 일본 양식으로 만들어긴 건물 앞에 도착했다. 식당 입구 바로 위에는 기다란 목재 간판이 걸려 있었고, 그 위로는 히라가나가 멋들어진 붓글씨로 적혀 있었다. 아쉽게도 식당의 이름은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가게 앞에서 메이의 동생을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도착했다. 메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오른쪽 거리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 거리 저 멀리서 누가 봐도 발걸음이 경쾌해 보이는 여성 한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 또한 손을 흔들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올라간 손을 어색하게 흔들었다. 메이는 동생이 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머지않아 그들은 서로를 마주했다. 메이가 먼저 동생을 꼭 안았다. 동생도 언니의 몸을 팔로 감쌌다. 나와 내 동생이었다면…. 음, 상당히 다른 그림이었을 텐데. 우애가 좋아 보이는 자매를 보니 나도 기운이 좋아졌다. 둘은 이내 포옹을 풀더니 조잘대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낯선 사람과 처음 대화하기 딱 좋은 거리가 되었을 때 즈음 그들은 멈춰섰다.


여기는 용민이라고 해. 메이가 말했다. 코치라, 용민. 내가 알아들은 건 단어 두 개가 전부였다. 나는 아까랑은 다르게 능숙하게 왼손을 들어 올려, 손바닥을 좌우로 흔들었다. 디스 이즈 레이. 메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에리는 오른손으로 방금 내가 한 동작을 똑같이 따라 했다. 곤니치와. 하이. 우리는 인사하며 눈빛을 교환했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서로를 보며 미소 지은 뒤, 우리는 메이에게로 눈을 돌렸다. 다들 배가 고프니까 빨리 들어가자. 메이가 제안했고 나와 레이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은 전형적인 일본 식당이었다. 내가 일식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었지만, 느낌이 그랬다. 들어서는 순간 들려오는 우렁찬 이럇샤이마세와, 종업원들이 입고 있는 특이한 무늬의 한텐, 왠지 모르게 좁아 보이는 목재 인테리어 공간 모두가 나에게 이곳은 일식집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가게의 중앙부에 위치한 디귿 모양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안쪽 공간에서는 종업원들이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생선을 다듬고 있었고, 한 명은 무언가를 열심히 썰고 있었다. 그 외에 다른 몇몇도 주방에서 열심히 요리 중이었다. 기억에 가장 또렷이 남아있는 건 우리의 눈앞에서 생선을 해체하던 요리사의 모습이었다. 꽤나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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