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거리
식당의 분주함에 잠시 나간 혼을 간신히 움켜쥐고 나는 자매에게 질문했다. 뭐 먹을까? 우리가 시켜줄게. 메이가 말했다. 그러고 둘이서 소곤소곤 대더니, 생선 해체쇼 중인 요리사에게 일본어로 말을 했다. 잠시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메뉴는 초밥과 우동이었다. 오, 버스 안에서 내가 초밥을 좋아한다고 말했던걸 기억하고 시켜준 모양이었다. 메이가 나를 보고 눈을 찡긋했다. 음식이 참 맛있었다. 우리는 배가 고팠던 지라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아니, 내가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둘은 일본어로 뭐라 뭐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오늘 있었던 시험에 관련된 이야기겠지. 대충 짐작을 하며 초밥과 우동을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지금은 일단 밥을 먹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대충 배가 채워졌다. 세상이 만족스럽고 평화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움직이던 젓가락을 조금 천천히 움직이기로 했다. 옆을 쳐다보았더니, 메이와 레이가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배가 많이 고팠나 봐요. 레이가 영어로 말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을 우물대고 있어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이야기하고 있었어? 내가 간신히 음식을 삼키고 물었다. 여러 가지. 둘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대답했다. 그렇구먼. 시험은 어떻게 됐어? 레이에게 내가 물었다. 그녀는 나름 잘 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보통 시험이 끝나고 기분이 찝찝하면 그 시험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기분이 매우 좋다고 했다. 그건 지금 맛있는 걸 먹어서 그런 거 아닐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문장을 머릿속에서 번역하는 와중에 타이밍이 지나가 버렸다. 이래서 외국어로 소통하는 게 힘들다.
레이는 본인이 가고 싶어 하는 오키나와 예술대학에 관해 즐겁게 설명했다. 그리고 대학 자체도 좋지만 오키나와에서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나도 동의했다.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면 오키나와는 지내기 참 좋은 곳일 거 같아. 내 대답에 레이는 서핑과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언니가 서핑을 좋아해서 많이 가르쳐 주곤 했다고 했다. 나는 메이를 쳐다보았다. 서핑을 좋아하는구나. 메이의 까무잡잡한 피부가 설명이 되는 것 같았다. 메이는 손사래를 치며 겨우 초보 수준이라고 이야기했다. 괜히 겸손할 필요 없어. 내가 말했다. 메이가 그래?라고 말했다. 우리는 웃었다. 대화는 계속되었다.
대학교, 서핑, 내 직업, 오키나와 여행….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둘은 그래서 어떻게 만나게 된 거야? 레이가 질문했다. 메이와 나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메이가 손바닥을 하늘로 보이며 나를 가리켰다. 나보고 이야기하라는 거겠지. 흠흠. 몇 번의 헛기침 후에 말을 시작했다. 그게 내가 오늘 동생이랑 싸웠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