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매우 이상한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스무 살을 향해 달리는 아름다운 청춘들의 목표는 단 하나, 대학 진학이어야만 한다는 것. 그와 다른 목표를 가진다거나 해서는 절대로 안 되며, 목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은 불경한 것이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취급하는 관념 말이다.
십 대 시절 이성 간의 교제라는 것 또한 바로 그 불경한 것 중 하나였고, 그래서 우리는 사회에 압력에 짓눌려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라는 감정을 거세 당한 채 살게 되었다. 여성에 대한 관심, 사랑이라는 감정, 연애라는 경험 모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나는 좋게 말하면 말 잘 듣는 아이들이었기에 어른들이 말하는 나쁜 일은 해서도 안되며, 관심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겉모습과는 달리 순진한 초등학생과 그다지 다를 것 없는 내면을 가지게 되었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어떻게 관심을 표현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이 점을 나는 매우 뒤늦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