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가 남긴 메세지
사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주변은 다 알 듯, 사진 찍는 것 매우 좋아한다. 아이폰을 고집하는 이유의 큰 부분은 실상 사진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색감과 가장 비슷하게 찍히는. 그러하지 못하면 그런 색감으로 보정이라도 가능하기에.
핸드폰 따위로 찍는 수준이라 당연 전문적이진 않지만 일상 중 예술적인 순간을 조우한다는 것은 굉장한 즐거움이 아닐 수가. 어떤 절대적인 순간을 조우한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기록하여 쉬이 소장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것은 어쩌면 굉장한 축복이리라.
오늘 다녀온 전시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는 나에게 굉장한 감동이었다. 사진이라는 예술은 대상에 대하여 자유롭지 못하기에 굉장히 제약이 많은 매개인데 디지털이 아닌 시대에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의 아름다운 색감과 이런 시선을 담다니.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 였다. 화질이 상관없는, 예술로써의 사진을 마주한 것은 굉장한 영감이 되었다.
낭만의 나라에서 바라본 뉴욕
인상 깊었던 사진이 너무 많지만 그중 이 사진, 뉴욕에서의 그것이 눈에 들었다. 어쩌면 가장 프랑코 답지 않은 사진일테다. 프랑코 특유의 아름다운 색채가 뵈지 않는 이 사진이 눈에 든 것은 이태리인이 바라본 뉴욕이 어떠한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유롭고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있는 낭만의 나라에서 바라본 세계 최첨단의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와 가장 발달된 문명이 엉겨 재롱을 부리는 곳의 소회가 이러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메말라 보이나 햇살과 같은 따뜻함이 공존하는. 도시적이나 인간적인. 무언가 형용하기에는 적절한 단어가 없는 듯한 역설. 이것이 나에겐 '프랑코 폰타나'다.
사진은 해석이다
- 일상이 예술이 되는 시선
사진은 현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현실 속에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결정하는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다. 현실은 마치 대리석 덩어리 같아서 재떨이를 만들 수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창조해낼 수도 있다. - 프랑코 폰타나
프랑코의 시선이 예술이라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사진관'이 철학적이기 때문이라 느껴진다. 사진은 해석이라고 했던 그의 말은 굉장한 통찰을 안겨준다. 평범해보이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예술이 사진이라. 우리는 과연 일상을 어찌 마주하고 있는가. 우리에게 같은 것이 주어져도 그것이 예술로의 승화가 어려운 것은 감각 때문이 아닌 해석 때문이라면 예술가라는 명목이 그리 멀리 뵈진 않는 것 같다.
우리가 대하는 일상이 이미 훌륭한 예술이라는 것. 우리는 매일 예술과 살 부비며 산다는 것. 숨 막힐 듯한 일상에 조금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지 않는가. 일상이 당신을 예술로 초대한다. 그 초대에 응해보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