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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두부 Jun 07. 2021

아침

내 아침은 대체로 정신이 없다. 아침잠이 많고 분 단위로 게으름을 피우니 늘 허둥대며 집을 나선다. 아침을 차분히 맞이할수록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잘 안 된다. 아침의 게으름이란 내 성격 같은 거라고 느껴진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도무지 바꿀 수 없는. 물론 일찍 눈이 떠지는 아침도 있다. 설렘이 가득한 날엔 피곤이 있어도 별 것도 아닌 듯 느껴진다. 예를 들어 눈빛만 봐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 오랜만의 여행을 떠나는 날. 일을 모두 마쳐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날. 여행지의 모든 것들이 날 반겨줄거란 확신이 들기 때문에, 오늘은 무엇도 날 공격하거나 상처주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아침에도 몸이 가볍다. 며칠 전 여행을 떠나는 날 눈을 뜨면서 나는 행복을 느꼈다. 그런 아침을 늘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아침을 방해하는 것들을 멀리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습관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아직은 아침을 무겁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지만 그 속성들을 하나하나 알아채가는 중이다. 그렇게 조금씩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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