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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Oct 11. 2021

10월 11일 월요일

날이 밝아옵니다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중략)

1. 연휴

지난여름부터 줄곧 기다려오던 추석-개천절-한글날 휴무가 저문다. 다음 휴무가 신정이라는 것을 아시는지. 오늘 아침엔 공들여 늦잠을 잤다. 알람을 껐고 시계는 고장 나있었지만 불안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뿐한 마음으로 시작한 하루. 이런 날이 있구나. 연휴 잘 가라.


2. 집들이

코로나로 도통 2 이상을 만나본지가 오래되었지만 이번 연휴에는 백신을 모두 맞은 가족의 집들이에 다녀왔다. 코로나 시대에 결혼식을 올리고 코로나 시대에 집을 구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결국 코로나가 끝나기도 전해 이사를  가족. 집들이라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우면서도 설레는 일인 .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남일 같지 않은 이벤트였달까. 왠지 인테리어를  마친 집에서 하는 집들이는  안목과 취향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평가받는 기분이   같다. 우리  인테리어 산으로 가지 않게  주세요.


집은 예뻤고 음식은 맛있었다. 내가 선물한 노랗고 동그란  펜던트 조명 위에 기증자 이름을 쓰라고 채근하여 겨우겨우 가족 부부의 이니셜을 적고 집으로 왔다. 와인에 취한 남편과 대리기사님께 목숨을 걸고 오랜만에 늦은 귀가. 새로운 삶을 축복하고 기대해!


3. 가구

   식탁을 바꿨다. 그러면서 의자도 바꿨다. 의자는  개월을 남편과 고심해서 고른 비트라 스탠다드 체어. 남편과 각자 원하는  조합의 의자를 하나씩 고르고 재고가 있어 바로 구입할  있던 의자를 하나 곁들여 골랐다. 식탁 가격보다  비싼 의자  개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년에 하나씩 의자를  모은다는 말을 하는지   같았다.


비 오는 일요일 남편과 성수동 사무엘 스몰스(Samuel Smalls)와 에디토리에 갔다. 의자를 사러 간 건 아니었고 이번엔 조명이 타겟이었다.


비를 쫄딱 맞고 찾아간 사무엘 스몰스에서는 예상 밖의 첫 USM을 구입했다. 유즈드 모듈을 판매한다고 익히 들어오긴 했지만 이렇게 컨디션이 최상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요즘 USM 사려면 5개월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던데 성격 급한 나는 절대 못 삽니다. 사무엘 스몰스는 빈티지 조명이나 거울 그 외 다양한 가구가 있었는데 그저 노란 USM에 꽂혀 그것만을 짊어지고 왔다.


뚝섬역 그리고 블루보틀 바로 앞에 있는 에디토리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나를 기다린 듯한 우리 집 비트라 스탠다드 체어의 재고가 있었던 감사했던 곳이라 이번에도 꼼꼼히 둘러봤다. 다양한 스피커의 청음을 할 수 있고 의자도 조명도 악세사리도 정말 다양한 브랜드의 트렌디한 제품군을 자랑하는 곳. 하마터면 4인 식탁의 마지막 조각, 네 번째 의자를 살 뻔했다. 재고가 없다 하여 다행 중 불행, 불행 중 다행으로 돌아 나왔네.


가구 이야기도 의자 이야기도 트리 프로젝트에 포함하려 했으나 글감을 뒤로한  월요일기에 우선 적어보는 기록.


성수동 에디토리 Editori
사무엘 스몰스 Samuel Smalls 성수 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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