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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Oct 04. 2021

10월 4일 월요일

연휴 그리고 월요일

1. 10월

불현듯 달력을 보다가 어느새 10월이 시작된 것을 깨달았다. 매달 첫 번째 출근일 교통카드가 0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새로운 달이 시작하는 것을 알 때도 있었다. 옷장 사이 작은 달력을 또 한 장 넘겼다.


여전히 길거리의 사람들은 반팔의 반바지 차림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자고로 한글날에 히트텍을 꺼내고 부처님 오신 날에 히트텍을 넣는다고 하는데, 과연 한글날의 날씨가 얼마나 가을스러워질지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에어컨을 틀었기 때문에.


2. 양주 장욱진 미술관

이번 연휴엔 가까운 근교에 다녀왔다. 아침에 일어나 집 근처 카페에서 남이 차려주는 브런치 메뉴를 먹고 여유로이 길을 나섰다. 언젠가 너른 잔디밭과 개성 있는 건축물 외관의 사진을 보고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곳. 주말이면 나들이 인파에 샀여 부지런히 파주와 고양만 다니던 우리에겐 조금은 여행 같았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짧은 소독시간을 마치고 오후 2시부터 관람을 재개하는 곳. 네이버로 미리 예약을 했고, 일정 정도의 관람객이 입장하고 나면 밀집도에 따라 제한을 두는 것 같았다. 관람료는 5,000원.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들도 많았지만 미술관 내부의 작품들 중 미디어로 재해석된 두어 개의 작품 외에는 어린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만한 것은 많지 않았다. 미술관 외부에 있는 작은 조각상들과 시소 따위는 즐거워 보였지만.


전시장 안의 그림들을 하나하나, 그리고 영상들을 꼬닥꼬닥  보고 나오니  채운 1시간이 되었다. 미술관 근처를 짧게 산책하고 다시 돌아 나왔다. 가을 단풍이 지고 나면 아마도 더욱 멋질  같았다.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3. 집밥

추석 연휴를 지내면서 냉동실 곳곳에 고기부터 생선까지 꽉꽉 들어차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의 재택이 거의 마무리되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빈도수가 현저히 줄어들어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이미 장을 보고도 남았을 시절이지만 매일 냉동된 고기와 생선을 녹이느라 여념이 없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걱정된 것이 냉동실에 가득 찬 음식들이었는데, 걱정과 별개로 그저 스트레스받는 저녁이면 떡볶이와 아귀찜을 먹느라 여념이 없다. 지금부터 1달 여 냉장고를 열심히 털어 먹고 깔끔한 냉장고를 컨테이너에 넣어야 한다. 주중 집밥 해 먹기란 이렇게 어려운 미션이었는데 코로나 수상한 시절 휴직과 재택으로 참 건강한 날들을 보내왔다 싶다. 새삼.


4. 에스프레소

예전에 봤던 어떤 영화에서 이른 아침 이태리의 에스프레소 바에 사람이 넘쳐나 주문도 제대로 못하고 겨우겨우  하나를 받아 나오는 장면이 생생하다. 요즘 서울 곳곳엔 에스프레소 바가 생기고 있어서  붐비는 분위기를 조금은 간접적으로 느낄  있지만. 막상 에스프레소 바에 가면 어떤 메뉴로  잔이나 먹어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 그래서   씩이라도 먹어보고 싶은 메뉴를 잔뜩 시켜 마셨다. 카페인이 피로를 이기기 전에 어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청담 리사르 에스프레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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