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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Jan 10. 2022

1월 10일 월요일

새해의 열 번째 하루

1. 10일이라니

무심코 달력을 보다가 오늘이 1 10일이라는 사실에 문자 그대로 어이없는 허무함이 몰려왔다. 평일엔 5일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슬며시 왔다가 가버리니 실상 날짜를 하루하루 꼽아가며 세는  주말뿐이니까. 그래도 10일이나 되어버렸다니 이건  놀랍다. 남은 20 동안의 1월에는 운동 5 가기  1 읽기를 목표로.


2. 쭈꾸미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몇 가지 음식들 중에 하나가 쭈꾸미인데 예전 회사 근처에 꽤 유명한 방화동 쭈꾸미라는 곳이 있었다. 맑은 물에 데쳐낸 아삭한 콩나물을 은색 스테인리스 냉면 그릇에 넣고 따뜻한 밥과 통통한 쭈꾸미를 섞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코로나가 시작되고 쭈꾸미 집에 다시 한번 가보지고 못하고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그 맛이 계속 생각나곤 했다.


집 근처에 마땅히 배달시켜먹을 음식이 없어 거의 이주가 넘게 냉장고를 털어 식사를 차리다 문득 쭈꾸미가 생각났다. 배달의 민족 앱을 열심히 뒤지다가 방화동 쭈꾸미는 아니지만 집 근처에 꽤 맛있는 집을 발견했고 심지어 이튿날은 식은 밥을 김가루 살살 뿌려 볶아 먹는 묘미가 있다. 왜 이렇게 쭈꾸미 예찬이 길어지냐면 오늘 저녁에도 쭈꾸미 볶음밥을 먹을 작정이기 때문이다. 아이고 배고파.


3. 언니네 텃밭

위와 같은 이유(마땅히 배달시켜먹을 음식이 없는 이유)에 더불어 집 근처에 작지만 알찬 동네 마트도 없는 이유로 언니네 텃밭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시어머니께서 몇 년째 언니네 텃밭에서 배달 온 유정란, 두부, 야채류를 받아서 나눠주셨고 그때마다 매번 싱싱하게 오래도록 보관하며 먹었던 기억이 있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았던 이유도 있었다.


첫 번째 꾸러미를 기다리는 이번 주, 문자로 어떤 꾸러미를 보내주실지 가득 적어서 보내주셨다 ‘[무안꾸러미1-3주] 도토리묵,유정란,무김치,목이버섯,냉이,배추,고구마 보냅니다.’ 샐러드 용으로 사둔 쌈채소에 도토리묵을 무쳐먹을 생각에 벌써 신나는 월요일. 언니네 텃밭 구독 후기는 첫 구독인 6회를 마치고 다시 적어보는 걸로.


4. 파도타기

2주 전부터였던가. 나를 괴롭히는 일과 사람이 생겼다. 상담 선생님께서도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해하지 말고 자연스레 넘기라고 하셨기에 의도적으로 무시하던 참이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괴롭게 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어 그것이 큰 ‘파도’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파도타기’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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