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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Jan 22. 2019

뉴욕행 티켓을 샀다.

2019년 겨울. 미국 뉴욕 프롤로그.

바야흐로 2013년 2월 나는 뉴욕을 떠나왔다.

그리고 꼭 6년만에 뉴욕행 티켓을 샀다. 뉴욕에 간다.


뉴욕을 떠나왔다고 하지만 사실 정확히는 고작 세 계절을 머물렀던 뉴저지를 떠나왔다는 말이 맞겠다. 그 시절 나는 취업 준비생이었고 서울에서 인턴을 하며 지냈었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어학연수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기롭게 그 해 여름 곧장 미국으로 떠났다.


지금도 물론 가깝다고 할 수 없는 거리이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말 그대로 신대륙이라 할 만큼 멀었던 곳. 그래서 당장 다시 갈 순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6년이라니. 그 동안 나는 20대 대학생에서 30대 회사원이 되어 버렸다. 뉴욕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Top of the Rock (탑 오브 더 락)

2013년 그러니까 대학교 졸업반에 홀연히 어학연수에 간 나는 주중엔 아침부터 오후까지 공부를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뉴욕에 갔다. 종이로 된 버스 시간표를 손에 쥐고 뉴저지 끝 자락 도시들을 지나, 뉴욕 스카이라인을 보다보면 어느샌가 강 건너 41번가 버스 터미널에 닿아 있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인 날은 오후 수업을 빼먹고 뉴욕에 가기도 했고, 일요일 아침 10시에는 타임스퀘어 옆 크고 웅장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지금처럼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커피숍을 찾아 다니거나 백화점에 들어가 쇼핑을 하기에는 아직 어색했던 씀씀이와 가벼웠던 주머니 덕에 그저 많이 걸었다. 그래도 아주 많이 즐거웠다.

그리니치 빌리지

이번 여행 일정을 짜면서 뉴욕에 머무는 5일 동안 빈틈없이 미술관과 유명한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들을 넣었다.


이토록 많은 것들이 있었구나. 내가 걸었던 뉴욕은 얼마나 가벼웠던 걸까? 6년 전 내 기억 속의 뉴욕은 다른 곳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구글맵 속의 맨하탄은 차라리 새로운 곳이 되어 버렸다. 온통 흥미로운 별 천지.

Top of the Rock (탑 오브 더 락)

겨우내 앙상해진 나무와 하얀 눈이 가득 덮혀있을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호텔도 예약했다. 영화 속에서 봤던 브런치 집도 예약하고, 근사한 분위기의 스테이크 집도 예약했다. 늦은 밤 들러 볼 재즈바도 여러 곳 알아뒀다.


그렇게 나는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뉴욕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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