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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파 Nov 05. 2021

#4. 오소리네 집 꽃밭

6월의 선물을 받아누리는 기쁨

오늘의 그림책 


오소리네 집 꽃밭

권정생

그림 정승각

출판사 길벗어린이


이건 무슨 우연일까. 오늘 퇴근길에 지인에게서 권정생 선생의 <하느님의 눈물> 이라는 동화를 카톡으로 받아 읽었는데, 진자교동 선생님들과 읽는 책도 마침 권정생 선생님의 그림책이다. 별 거 아닐 수 있는 우연이 그림책을 맞이하는 마음을 더 설레게 만든다.


퇴근길에 본 <하느님의 눈물>과 방금 읽은 <오소리네집 꽃밭> 모두 권정생 작가의 생태 감수성이 돋보인다. 주인공을 동물로 삼은 것,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이 여러 개 등장하는 것이 닮아있다. 작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 요즘의 우리에게 참 필요한 감수성이 아닌가 싶다. 땅을 갈아 엎고, 나무를 베고, 동물을 먹고, 키우던 동물을 버리고, 계절마다 성실하게 피는 꽃들을 무심히 지나치는 요즘의 우리에게 말이다. 권정생 선생의 작은 것들에 보내는 애정어린 시선을 배우고 싶다.


어릴 적부터 쭉 도시에서 자라온 나 역시 자연 속을 누비며 놀았던 기억은 그리 많지 않지만, 나는 화려하고 차가운 도시보단 초록색이 가득한 시골마을에서의 소박한 삶을 꿈꾼다. 미래의 어느 날엔 전원생활을 하게 될 나를 상상하면 행복하다. 언젠간, 퇴직을 하면, 노후에, 나중에.. 시골에서 자연을 벗삼아 살아야지 하는 내 마음도 어쩌면 꽃이 지천에 가득한 자신의 집에 꽃밭을 만들려고 하는 오소리 부부와 다르지 않단 생각도 든다. 동네 골목의 주택 담장에 예쁘게 핀 능소화와 석류꽃을 자주 마주한다. 가까운 곳에 이미 있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기쁘게 받아 즐겨야겠다.

 제 계절에 맞춰 올해도 주어진 6월의 주홍빛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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