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파 Nov 05. 2021

#3. 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세상의 모든 나미타를 기억하며

오늘의 그림책


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마르 파본

그림 마리아 히론

춢판사 풀과바람


“Boys, be ambitious!”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지라는 오랜 격언이다. 어째서 소녀들에겐 야망과 꿈이 허락되지 않을까? 소녀들도 꿈꿀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그려갈 수 있다고 그림책의 주인공 나미타는 보여준다. 창작의 산물인 나미타는 스스로 억압을 끊어내고 자유를 찾았으나, 내 마음이 개운하지 않은 것은 현실 속 무수한 나미타들은 여전히 억압 속에 살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는 것, 읽고 쓰는 것. 나는 나미타와 같은 여성이지만, 나의 성별이 앞선 권리들을 빼앗을 순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어딘가의 수많은 나미타들은 여성이란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고 새장 속에 갇힌 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잊지 말아야할 현실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여성들은 배움에 대한 자유를 가지는 것으로 만족해도 되는 걸까? 나는 매일 인터넷 창을 채운 성폭력과 데이트 폭력 기사를 마주한다. 20년이 넘도록 시댁 제사상을 홀로 준비하는 엄마를 명절마다 마주한다. 화장과 다이어트, 벌써부터 꾸밈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초등학생들을 마주한다. 밤거리를 조심하라는 말로 작별인사를 대신하는 친구와 나를 마주한다. 여전히 되찾아야할 것들이 많이 남았다. 책을 통해 세상을 향한 문을 열 수 있었던 나미타처럼 부지런히 읽고 쓰며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 나또한 그 곁에서 함께 읽고 쓰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2. 마지막 나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