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가 한 두개 빠진 삶이 치르는 웃지못할 이야기
멍청비용이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나같은 사람에게 쓰이는 신조어였다. 그렇다면 나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사례를 들어 설명해야겠다.
사례1. 3년 전 당시 독일에 유학중이던 언니네 집에 놀러 왔던 동생의 이야기다. 동생은 공항에 도착하여 수화물을 맡기러가다 티겟에 입력된 자신의 이름이 잘못 됐음을 깨달았다.
XX KIN
'우리아버지는 경주김씨인데, 킨씨는 누구?'
그리하여 동생은 100% 본인 과실로 10만원의 거금을 주고 티켓을 다시 발급 받았다.
여기에서 발생한 멍청비용은 10만원이다.
이 말을 들은 둘째 언니(나)는 동생을 한껏 비웃었다.
사례2. 가까스로 독일 언니네 집에 온 동생은 며칠 후 언니와 둘이 프라하 여행을 떠났다. 이미 프라하에 다녀온 경험있는 언니가 여행 전반을 계획했다. 4시간의 긴 버스여정을 마치고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가는데 2시간 헤맸다. 다행히 관광을 잘 마치고 돌아가는 날, 버스 시간표를 잘못 본 언니 덕분에 버스를 놓쳤다. 숫자 난독증때문에 13:30을 3시 30분으로 해석했다. 결국 거의 10만원을 주고 버스티켓을 재구매하여 4시간을 기다려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발생한 멍청비용 역시 10만원. 아니, 낭비된 시간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그 이상이될 수 있다.
한껏 동생을 비웃었던 나는 곧바로 나의 태도를 반성했다. 언니나 동생이나 도긴개긴이건만.
그외에 감정적으로 발생되는 멍청비용의 사례들도 있다. 이 경우 실제 금적적 손해를 입지는 않지만 본인의 창피함은 물론 상대방마저 민망하게 만들기때문에 두고두고 이불킥을 하게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런 멍청비용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할 때마다 도대체 어떤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이토록 모자라게 행동하는것인지 유전자 탓을 해보기도한다. 주의를 기울여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련만, 이 나이를 먹고도 어떤 일을 앞두면 마음이 들떠 설레발을 치는것인지 자학도 해보았다. 그러나 이 자학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는 먼저 말한다.
" 결국 일어난 일이고 다친 사람 없었고 다른 이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
그리고 스스로를 너그럽게 용서해준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어떻게 그렇게 스스로에게 관대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먼저 자신과 화해를 해야 반성도 할 수 있고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도 할 수 있다.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지 않기위해서 나의 연약한 부분을 인정한다. 덜렁대기 때문에 한 번 더 확인하고 두 번 더 물어보게된다. 주변에 도움을 구하게 된다.
이번에도 둘째 언니네 집에 놀러온 동생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티켓을 예약하고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 15시 40분이 3시 40분 맞지?"
나는 잠깐 생각한 뒤, 벽시계를 확인하고서도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겠지? 맞지?"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때마다 오늘 멍청비용이 0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