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인가 두려움인가
오늘도 읽지 않은 이메일이 10통이나된다.
막상 꼭 필요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닌, 광고 이메일이나 이전에 취소하지 않아서 계속 오는 이메일이 태반이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수신거부는 하지 않는다.
어느 날은 1000통이 가까운 이메일을 휴지통에 보내느라 손가락이 아프기까지 했다.
왜 읽지도 않고 버리지도 못하는가.
그것들이 마치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연결해 주는 것 같아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데이터 베이스에 구축된 명단 중 한 명의 수신인에 불과한 나인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니 어쩌면 진짜가 존재하는지 조차 알 수도 없는 그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 것일까.
띠롱 띠롱 이메일 도착 메시지가 오면 무심하게 슥 보고 또 읽지 않는다.
어서 용기를 내어 수신 거부를 해야지.